LG 투수 유영찬(26)이 생애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인생투를 선보였다.
선발 투수 최원태가 1회 1아웃 강판된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염경엽 LG 감독은 역대급 불펜 데이로 마운드를 운영했고, 유영찬은 가장 많은 2⅓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운영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최원태는 1회 장성우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1사 2,3루에서 강판됐다. 이정용이 구원 투수로 올라와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0-4가 됐다. 4점 모두 최원태의 실점이었다.
이후 LG 불펜은 추가 실점없이 KT 타선을 막아갔다. 5회 백승현이 2아웃을 잡고서 장성우를 볼넷,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다. 2사 1, 2루가 되자 유영찬이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유영찬이 상대할 첫 타자는 문상철이었다. 1차전 9회 고우석 상대로 결승 1타점 2루타를 때렸던 문상철을 낙차 큰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유영찬은 6회 오윤석을 3루수 뜬공, 조용호를 초구에 1루수 직선타 아웃, 김상수를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앞서 4타자 상대하며 14구를 던진 유영찬은 7회에도 계속 던졌다. 첫 타자 황재균을 초구에 2루수 뜬공 아웃, 알포드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박병호는 2스트라이크에서 147km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2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 7명의 타자를 22구로 퍼펙트로 막아냈다. 완벽한 투구를 펼친 유영찬은 8회 함덕주와 교체됐다.
필승조 7명이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사이 LG는 6회 오지환의 솔로 홈런, 7회 김현수의 1타점 2루타 그리고 8회 박동원의 역전 결승 투런 홈런으로 5-4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사실 한 이닝이 비어 있었다. 최동환이 나가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유영찬의) 투구 수가 14개 밖에 안 됐고, 구위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7회 한 이닝 더 끌고 갔다. 유영찬이 완벽하게 막아주면서 역전 발판이 됐다”고 칭찬했다.
유영찬은 2020년 2차 5라운드(전체 43순위)로 LG에 입단했다. 데뷔 첫 해는 퓨처스리그에서만 뛰었고, 10경기 1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입단한 그는 첫 해 2군에서 뛰고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2022시즌 팀에 복귀해 2군에서 12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을 염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유영찬의 빠른 볼을 눈여겨봤다. 유영찬은 건국대 4학년 때 2승 2패 평균자책점 6.82로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직구 구속이 150km 가까이 빨랐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수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부상을 제외하고 1군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데뷔 첫 홀드, 승리, 세이브를 차례로 기록했다. 빠른 직구와 변화구로는 포크볼이 주무기다.67경기에 등판해 6승 3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3.44를 기록하며 새로운 필승조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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