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김진성(38)이 한국시리즈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2번째 한국시리즈에서도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김진성은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한국시리즈 2차전, 1-4로 뒤진 4회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김진성은 합숙 훈련 기간에 팔 상태가 다소 안 좋았다. 무리하지 않기 위해 상무와 2차례 연습경기에 등판하지 않았고, 지난 4일 마지막 청백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청백전에서 송찬의에게 안타를 맞고, 김범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몸 상태가 이상한지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왔다. 상태를 체크한 뒤 김진성은 허도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교체됐다. 투구수 15개에서 끊어줬다.
한국시리즈 2차전, 2만 3750명의 관중으로 매진된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은 첫 타자 조용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만루, 안타 한 방을 맞으면 승기를 완전히 넘겨줄 위기였다.
김진성은 흔들리지 않고, 김상수를 4구째 주무기 포크볼로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타구가 멀리 뻗지 않아 우익수가 앞으로 달려나와 잡았고, 3루주자는 홈으로 태그업을 하지 못했다. 2사 만루에서 황재균을 4구째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고 큰 위기를 넘겼다. 직구 구속이 142km, 최상의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관록으로 위기를 막아냈다.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5회 백승현에게 공을 넘겼다. 이로써 김진성은 한국시리즈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2020년 NC에서 뛸 때,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6경기 전 경기에 등판했다. 6⅔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3홀드를 기록했다. NC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공신이었다.
그런데 2021시즌 42경기 2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하자 방출 리스트에 올랐다. NC는 불펜진을 젊은 선수들로 세대 교체를 단행하며 김진성과 임창민 등 창단 멤버를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지난 10월 4일,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다음 날, 김진성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NC에서 방출되고 나서 LG에 오기까지의 그 몇 개월의 시간 동안 정말 힘든 시간이 있었다. 나 혼자면 괜찮지만 가족이 있기에 하루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9개 구단에 일일이 전화해서 팀에 받아달라고 테스트라도 받게 해달라고 했지만 다 거절당했을 때 너무 힘들었다” NC 방출 당시를 되돌아봤다.
이어 “그중 유일하게 차명석 단장님께서 ‘네가 김진성인데 무슨 테스트냐 오면 그냥 오는거지 참고해볼께’라며 따뜻한 말 한마디가 받아주시지 않아도 이렇게 말씀이라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했다.
이후 김진성은 NC 2군에 양해를 구하고, 마무리 훈련 중이던 2군 선수들의 훈련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새벽 4시에 NC 2군 구장에 나가서 오전 7시까지 개인 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었다.
김진성은 “그러던 중 LG에서 연락이 왔고 몸 상태 체크 후에 LG에 입단하게 됐다. LG에 입단했을 때 ‘LG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붓자! 꼭 내 실력으로 LG가 우승할 수 있도록 보여주자!’ 다짐했고 어제 우승 확정으로 내 소신을 입증해 보여서 너무 기쁘고 울컥했다. 내 소신을 입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LG트윈스 구단 LG트윈스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했다.
2022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새롭게 출발한 김진성은 ‘전천후 불펜’으로 활약했다. 추격조와 필승조 임무를 가리지 않고 팀에 헌신했다. 불펜에서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인 김진성은 언제든지 등판했다. 김진성은 2022시즌 67경기(58이닝)에 등판해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67경기는 팀내 불펜 투수 중 최다 출장이었다. 58이닝은 팀내 최다 이닝 3번째.
시즌 후 LG와 2년 총액 7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늦은 나이에 다른 FA와 비교하면 소박한 금액이었지만, 28세에 1군에 데뷔했고, 지금까지 2차례 방출을 경험한 김진성에게는 뜻깊은 FA 계약이었다.
올 시즌 김진성은 더욱 팀내 비중이 높아졌다. 더 좋은 성적을 남겼다. 올해 80경기, 커리어 최다 경기에 출장하며 5승 1패 4세이브21홀드 평균자책점 2.18로 맹활약했다. 연봉 2억원이지만, 특급 FA 못지 않은 활약이었다.
10월 5일 롯데전에서 ⅔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따내며 개인 통산 100홀드 금자탑도 쌓았다. 더불어 개인 통산 600경기 출장 기록도 세웠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