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늦깎이 데뷔→최다 타점 신기록' 美도 주목한 최형우 일대기, "포기하지 않으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1.09 19: 30

KBO리그 ‘리빙 레전드’ 최형우(40⋅KIA 타이거즈)의 일대기가 MLB.com에 소개됐다.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은 없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밝은 날이 온다”라는 교훈을 태평양 건너 미국에 전했다. 
MLB.com은 9일(이하 한국시간) 최형우가 스타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을 조명했다. 매체는 ‘과거 KBO리그 팀에서 방출됐던 선수가 기록을 깨는 선수가 됐다. 복수를 다짐한 최형우는 리그 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라면서 최형우의 커리어를 소개했다.
최형우는 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무엇보다 최형우는 데뷔 초반 방출 통보를 받는 등의 시련을 겪고 늦깎이로 스타 반열에 오른 선수였다. 2002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하지만 2005년 삼성은 최형우를 방출했다. 그저그런 포수였던 최형우의 첫 번째 시련이었다. 6경기 8타석 7타수 2안타의 기록에 불과했다. 포수로서 가능성을 비추지 못하면서 시련이 시작됐다. 

삼성 시절 최형우 /OSEN DB

KIA 최형우 /OSEN DB

하지만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서 다시 가능성을 비췄고 외야수로 전향한 뒤 가치를 재평가 받았다.  2007년 최형우는 퓨처스리그 타격 7관왕에 오르는 등 잠재력을 다시 꽃피우기 시작했고 삼성에 재입단 하면서 본격적인 커리어를 만개 시켰다. 
삼성 시절 최형우 /OSEN DB
KIA 최형우 /OSEN DB
최형우의 커리어는 2008년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2008년 126경기 타율 2할7푼6리 106안타 19홈런 71타점 OPS .851의 성적으로 당시 최고령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늦깎이 스타의 시작을 알렸다. 만 25세부터 시작된 뒤늦은 커리어. 하지만 최형우는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끌었고 역대 최초 프리에이전트 100억 계약 시대를 여는 등 임팩트에 꾸준함까지 갖춘 대기만성형 타자로 불리게 됐다. 통산 2065경기 타율 3할1푼2리 2323안타 373홈런 1542타점 OPS .934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승엽 양준혁 이대호 등을 제치고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을 깨뜨렸다. 지난 6월20일 대전 한화전에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1500타점을 넘어선 유일한 선수다. 
MLB.com은 최형우가 과거 SNS플랫폼인 싸이월드에 적은 다짐을 소개했다. 당시 최형우는 ‘이런 말을 하면 비웃는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난 반드시 돌아온다. 날 배신했던 것에 대한 것에 대한 복수를 품고 반드시 돌아온다. 이곳을 부수기 위해 칼을 갈 것이다. 반드시 언젠가는 복수한다’라고 적었다. 
매체는 ‘이러한 유형의 글은 희망사항으로만 남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이것을 오글거리는 감정의 과잉으로 치부하고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최형우는 그라운드에서 현실로 만들었다. 약 20년이 흐른 지난 6월20일 투런포를 터뜨리며 1500타점을 달성, 역대 최다 타점 기록 보유자였던 전설의 거포 이승엽을 넘어섰다’라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프로 초창기에 이런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고는 꿈또 꾸지 못했다. 모든 안타와 타점은 정말 중요하다. 나는 그저 안타와 타점을 생산하는데 집중했다. 과거에는 내게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라고 소감ㅇ르 전했다. 
MLB.com은 삼성 복귀 당시의 얘기도 꺼냈다. 당시 삼성에서 방출된 이후 퓨처스리그를 폭격하고 있을 당시 김응용 삼성 사장은 최형우를 가리키며 “저 친구는 아직도 우리 팀이지?”라고 구단 직원에 되물었고 구단 직원은 “네”라고 대답한 뒤 부랴부랴 재입단을 성사시켰다는 상세한 스토리도 언급했다. 최형우는 이에 “한 번의 인터뷰에서 얘기하기에는 너무 긴 이야기”라고 웃었다. 
2008년 신인상 수상 당시 최형우 /OSEN DB
삼성 시절 최형우 /OSEN DB
OSEN DB
그러나 최형우는 방출 즈음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방출되기 전 1,2군을 오갈 때는 내 워크에식에 조금 무관심한 편이었을 수도 있다. 언제나 안타를 칠 수 있었고 내 능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나를 정말 내려놓고 정말 열심히 하기 시작한 것은 경찰야구단에서부터였다. 내가 프로에서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나를 증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MLB.com은 ‘25살이었던 최형우는 당시 최고령 신인왕이었다. 누군가는 삼성이 거포를 너무 일찍 포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최형우는 경찰야구단에서 뛰면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얘기했다. 최형우는 스윙에 공을 들이기도 했지만 안 좋았던 습관을 고치면서 더 이상 기술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최형우는 자신의 커리어를 되돌아보고 정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어느덧 마흔. 2016년 시즌이 끝나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형우는 삼성을 떠나서 KIA와 4년 10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2020년 4년 게약이 끝난 뒤 KIA와 3년 47억 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맺었고 내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맞이한다. 
그는 KIA의 2017년 우승을 이끄는 등 ‘우승 청부사’로 군림했도 팬들도 최형우에게 한없는 지지를 보낸다. 이런 KBO리그의 팬들을 향해 최형우는  “최고다. 메이저리그에도 이런 팬들은 없다고 확신한다. 정말 열정적이고 항상 응원하고 함께 응원한다. 타이거즈 경기에 직접 와서 경험하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KIA 최형우 /OSEN DB
KIA 최형우 /OSEN DB
최형우는 여전히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생산력을 갖춘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젊은 타자들과의 경쟁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다만 올해 9월, 쇄골 골절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게 향후 최형우의 선수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른다. 그럼에도 최형우는 자신을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어 “내가 걸어온 길과 느꼈던 감정들이 후배들에게 롤모델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라면서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더 밝은 날이 올 것이다”라면서 조언을 후배들에게 건넸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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