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에이전트의 지원이 이 정도다. 스캇 보라스 사단 아래에서 이정후(25)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확실한 지원을 받는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파르한 자이디 야구 부문 사장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이정후의 쇼케이스 소식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중견수를 급구 하고 있다. 올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코디 벨린저가 외야 매물 가운데 최고로 평가 받고 있다. 그 다음이 바로 이정후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가장 원하고 있는 팀 중 하나다. 피트 푸틸라 단장을 비롯한 구단 임원진은 올해 이정후를 관찰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고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의 고척 키움 홈 고별전을 찾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관심은 진심이다.
‘디애슬레틱’은 ‘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FA 시장에서 최고의 옵션인 코디 벨린저, 그리고 한국의 스타 이정후 등 중견수에서 플러스 수비력을 갖춘 선수를 영입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다’라면서 ‘이정후의 예상 연봉은 보라스가 벨린저에게 요구하는 금액의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두 선수 모두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라면서 이정후 영입전을 전망했다.
아울러 ‘이정후는 지난 7월 발목 부상을 당해서 회복 중이다. 향후 몇 주 동안은 30일 간의 협상 창구가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트에 위치한 보라스코퍼레이션의 퍼포먼스 센터에서 3주 간 공개 훈련을 가질 것이다. 훈련 쇼케이스 기간에는 민첩성과 야구 관련 훈련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이기에 가능한 지원이다. 보라스는 LA 인근 자신의 고객들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나성범은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선임했다. 하지만 2019년 초반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됐고 메이저리그 도전 시점이 미뤄졌다. 이때 나성범은 구단에서 초기 재활을 실시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보라스 사단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재활 과정을 마무리 한 바 있다. 자신의 고객들을 위해서는 확실하게 지원한다.
이정후는 지난 7월 22일 사직 롯데전 수비 과정에서 왼 발목 통증을 느꼈다. 스스로 교체를 요청할 정도로 사안은 심각했고 결국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이 파열됐다. 수술이 불가피했고 재활 기간은 3개월 가량 필요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시즌아웃 악재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괴물 같은 회복 속도를 보였다. 결국 10일 고척 홈 고별전에 출장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 자리에 바로 푸틸라 단장이 등장했다. ‘MLB.com’은 전문가 58명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이정후의 행선지로 샌프란시스코를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꼽기도 했다.
이정후에 대한 리포트는 이미 작성됐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 수년 동안 이정후의 데이터를 축적했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정후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하성(샌디에이고)이라는 성공 사례가 있기에 시행착오의 시간도 적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보라스 사단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지고 있다. 막바지 재활을 지원하고 부상 리스크가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해 훈련 쇼케이스 일정까지 잡았다. 아울러 보라스는 특유의 언변으로 이정후 세일즈에 나섰다.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리고 있는 단장 회의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리그의 절반 가까운 팀들이 이미 이정후에 대해 연락을 해왔다”고 시장의 높은 관심을 전한 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요시다를 데려왔다. 이정후의 공을 맞히는 기술은 높은 수준에서도 통할 수 있다”며 요시다를 예로 들어 이정후의 성공을 자신했다.
요시다는 지난해 12월, 보스턴과 5년 9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 규모였다. 수비력에 의문이 있었고 작은 체구라는 점도 의문을 증폭시켰다. 오버페이 논란이 계속됐다. 그러나 요시다는 올해 올 시즌 140경기 타율 2할8푼9리(537타수 155안타) 15홈런 72타점 출루율 .338 장타율 .445 OPS .783으로 준수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마무리 했다.
보라스는 이정후가 요시다보다 수비력을 갖췄고 누상에서도 강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어필했다. 이어 “이정후는 수비를 할 수 있고, 파워도 있다. 중견수 프리미엄이 있다”며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K-팝을 가져올 것이다”라는 표현으로 이정후가 몰고 올 ‘바람’이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확신에 찬 어조로 이정후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정후가 5년 5000만 달러에 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애슬레틱’의 잭 브리튼은 4년 5600만 달러로 예측했다. 그리고 ‘CBS스포츠’는는 6년 9000만 달러에 4년 후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라스 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간 선수들 중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포스팅으로 건너간 한국인 선수 중 최고액은 류현진이 갖고 있다. 류현진이 2012년 12월, LA 다저스와 계약할 때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여기에 원소속팀 한화에 전한 2573만 7737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더하면 6173만 7737달러에 달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도 보라스였다.
류현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는 비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입찰금액을 따로 제출했고 최고액을 제출한 팀과 독점 협상권이 주어졌다. 현재는 독점 협상 방식 대신 공개 협상 방식으로 진행되고 대신 계약 규모에 비례해서 원 소속팀에 돌아가는 포스팅 비용이 정해진다.
현재 한미프로야구 협정에 명시된 포스팅시스템 절차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포스팅을 공시한 시점부터 30일 동안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 협상을 진행한다. 계약이 완료되면 그때 원 소속팀이 받는 이적료도 확정된다. 선수의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달러 이하일 경우에는 그 금액의 20%를 KBO 구단이 받는다. 전체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1달러 이상~5000만달러일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의 20%에 25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7.5%를 더한 금액, 전체 금액이 5000만1달러 이상일 경우에는 최초 2500만달러의 20%에 2500만1달러부터 5000만달러까지에 대한 17.5%, 그리고 5000만달러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더한 금액이 이적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