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완 투수 최원태(26)가 1회도 못 채웠다. 투구수 20구 만에 초고속으로 강판됐다. ⅓이닝 4실점으로 한국시리즈 역대 최소 이닝 교체 공동 2위 불명예 기록을 썼다.
최원태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등판, KT를 상대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2실점한 뒤 내려갔다.
구원 이정용이 배정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최원태는 ⅓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전날(7일) 1차전에서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⅔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고, 마무리 고우석이 9회 결승점을 내주면서 2-3으로 패했다.
반드시 반격해야 할 2차전에 최원태가 선발로 나섰다. 전반기 에이스로 활약한 아담 플럿코가 골반뼈 타박상 이후 더딘 회복을 이유로 복귀하지 않으면서 최원태에게 2선발 중책이 맡겨졌다. 포스트시즌 통산 13경기(3선발)에서 승리 없이 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9.50으로 부진했던 최원태에겐 여러모로 부담이 큰 경기였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회 시작부터 무너졌다.
KT 1번 김상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에 내보낸 최원태는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김경태 LG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끊으려 했지만 최원태는 앤서니 알포드에게도 5구만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순식간에 무사 만루가 됐다. 그 사이 LG 불펜에선 이정용이 바로 몸을 풀었다.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를 3루 땅볼 유도, 3루 주자를 홈에서 포스 아웃시키며 한숨 돌린 최원태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장성우에게 좌측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4구째 직구를 공략당하면서 장타로 이어졌다.
1사 2,3루 위기 상황이 계속되자 김경태 투수코치가 다시 마운드로 향했다. 투구수가 20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교체를 결정했다. 1차전 패배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염경엽 LG 감독이 오래 고민하지 않고 결단을 내렸다.
최고 148km 직구(10개) 외에 슬라이더(6개), 체인지업(3개), 커브(1개)를 구사했지만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1회도 못 버텼다.
역대 한국시리즈 선발투수 최소 이닝 기록은 1995년 한국시리즈 7차전 롯데 윤학길의 0이닝이다. 당시 OB 상대로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강판됐다. 이날 최원태의 ⅓이닝 교체는 1986년 4차전 삼성 권영호(해태 상대), 1993년 6차전 해태 문희수(삼성 상대), 1994년 4차전 태평양 최창호(LG 상대), 2002년 3차전 LG 최원호(삼성 상대)와 함께 역대 최소 이닝 공동 2위 불명예 기록이다.
이로써 최원태의 포스트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9.50에서 11.29로 치솟았다. 18⅓이닝 동안 25실점(23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