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 기쁨을 누렸다. KT에 반격에 성공했다.
LG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와 2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전날 1차전 패배를 만회하며 시리즈 성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LG가 만약 2연패를 당했더라면 KT에 우승 확률 90%를 넘겨줄 뻔 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LG는 정확하게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를 기록했다. LG는 2002년 11월 8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에 8-7로 승리한 이후 21년이 지난 후 KT 상대로 승리를 맛 봤다. 7670일 만에 승리다.
LG 선발 최원태는 1회 투구수 20구 만에 초고속으로 강판됐다. ⅓이닝 4실점으로 한국시리즈 역대 선발 최소 이닝 공동 2위 불명예를 안았다. 1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2실점한 뒤 1사 2,3루에서 강판됐다. 구원 투수가 안타를 맞아 최원태의 실점은 4점이 됐다. 선발이 1회 1아웃 만에 강판되자, LG는 불펜 데이로 마운드를 운영했다.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LG는 한 점씩 따라 붙었고, 8회 박동원이 역전 결승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9회 고우석이 삼진 2개와 땅볼로 승리를 지켜냈다.
KT 선발 투수 쿠에바스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던진 후 나흘을 쉬고 등판, 6이닝 동안 97구를 던지며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정규 시즌에서 LG전 3경기 평균자책점 11.45로 부진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만회했다. 하지만 불펜 박영현이 7회 올라와 2사 1루에서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8회 역전 투런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잠실구장은 전날(7일)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경기 시작 5시간 전에 매진이 이뤄졌다. 이번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매진으로 총 11경기에서 누적 관중은 20만2548명으로 늘었다. 지난해(16경기 27만5883명)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20만 관중을 넘어섰다.
포스트시즌 매진은 NC와 SS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문학 2만2500명), NC와 KT의 플레이오프 3~4차전(창원 1만7400명)에 이어 한국시리즈 1~2차전까지 5경기째다. 이날 배우 정우성이 시구자로 나섰다.
LG는 1차전 라인업 그대로 2차전에 나섰다. 홍창기(우익수) 박해민(중견수) 김현수(지명타자) 오스틴(1루수) 오지환(유격수) 문보경(3루수) 박동원(포수) 문성주(좌익수) 신민재(2루수)가 출장했다. 선발 투수는 최원태.
전날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톱타자 홍창기부터 변화가 없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대해 고민을 안 했다고 했다. 염 감독은 "홍창기에게 한마디만 했다. 하던대로 똑같이 하라고 했다"며 "안 맞는다고 다시 바꾸면 그러다 시리즈가 그냥 끝난다. 자신이 해 왔던 대로 (결과가 안 나와도) 그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어제(7일)는 수비도 그렇고, 우리에게 운이 더 따른다고 생각했다. 호수비가 4번 정도 있었고, 우리가 결정적인 실책을 한 상황에서는 상대가 (주루사) 죽어줬다.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을 잘 커버해 넘어가서 승운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패한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KT는 2회 무사 1,2루에서 문상철의 희생 번트 때 삼중살을 당했다. 역대 한국시리즈 2번째 진기록이었다. 2-2로 동점인 7회 2사 1,2루에서 대타 김민혁이 우전 안타를 때렸는데, 우익수 홍창기가 정확한 홈 송구로 2루주자 장성우를 홈에서 태그 아웃시켰다.
염 감독은 2차전을 두고 "최원태가 시리즈 키포인트라고 얘기했는데, 오늘 퀄리티 스타트를 해주면 자기 역할을 다 한다. 결국 우리 투수진이 3점 이내로 막고, 5점 정도를 뽑아야 이기는 경기를 해 왔다. 한국시리즈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투수들이 잘 방어를 했다고 얘기했는데, 3점 이내에 막았다. 우리 타선이 어떤 찬스를 만들어놓고 결과들을 못 내면서 결국 힘든 시합을 했다. 그런 부분들이 매 경기 잘할 수는 없는 거니까, 터질 때도 있고 안 터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터는, 이제 또 한 게임 했으니까, 좀 긴장감도 풀렸을 거다. 어제 우리팬들이 많이 오셨다. 긴장감도 분명히 있었을 거고, 두 번째 게임이라 선수들이 좀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무리 고우석가 패전 투수가 된 것을 두고 "실투 1개였다. 몸쪽으로 변화구였는데 상대가 피하면서 잘 치더라"라고 말하며 2차전에도 변함없이 마무리로 믿음을 보냈다.
불펜 운영도 언급했다. 전날 시리즈에서 선발에 이어 +1로 기용한다고 밝힌 이정용이 7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염 감독은 "어제는 맞아서 짧게 던지고 바꿨다. 다음 경기에 쓰려고. 또 올렸다가 맞으면 카드 하나가 없어진다. 좋았을 때 바꿔서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며 "함덕주가 스피드는 조금 안 나왔는데, 하면 할수록 좋아질 것이다. 덕주는 경험이 있어서, 유영찬이나 백승현은 경험이 없다. 편안한 상황이나 편안한 타순에 맞춰서 첫 등판을 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 정우영은 상대 알포드, 박병호, 장성수 중심타선 상대로 좋았다. 그들 타순에 투입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LG는 실책 4개를 기록했지만 호수비도 많았다. 문성주는 6회 2사 후 알포드의 좌선상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다. 9회 2사 1루에서 문상철의 펜스 상단에 맞는 타구를 따라가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글러브가 닿지 않아 잡지 못했다.
염 감독은 "성주가 2번째 타구도 잡는 줄 알았다. 하이라이트로 보니까 키가 조금 작더라. 키가 조금 컸더라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성주, 창기가 올해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 수비에 훨씬 여유가 생기고, 레인지(범위)도 좋아졌다.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많이 성장했다. 성주가 굉장히 많이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KT는 2차전 라인업에 소폭 변화를 줬다. 김상수(유격수) 황재균(3루수) 앤서니 알포드(좌익수) 박병호(1루수) 장성우(포수) 배정대(중견수) 문상철(지명타자) 신본기(2루수) 조용호(우익수)가 출장했다. 8번타자 2루수 자리에 박경수가 빠지고 신본기로 바꿨다. 선발 투수는 쿠에바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오늘은 2루수 선발 자리에 (신)본기가 들어간다. 정규시즌 때도 상황에 따라 2루수 자리엔 변화를 줬다. 본기가 2년 전 한국시리즈 때 홈런도 치고 좋은 기억이 있는 데다 감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 동안 본기를 선발로 넣지 못한 건 수비 때문이었다. 김상수 교체가 필요할 경우 유격수를 볼 선수가 본기 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은 김상수 컨디션이 좋다. 최악의 경우 황재균을 유격수로 이동시키면 된다"고 설명했다.
쿠에바스는 플레이오프 1차전 등판 뒤 3일 휴식을 취하고 4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4일 휴식을 취하고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선다.
이 감독은 “로테이션을 짤 때 어제(1차전) 한 명(임시 선발)을 넣으면 모두 5일 휴식을 할 수 있지만, 벤자민을 한 번만 쓰기는 아까워서 선발 투수들에게 4일 휴식 뒤 등판을 물어보고서 한국시리즈를 시작했다. 다 괜찮다고 했다. 쿠에바스는 예전에 이틀 쉬고 던진 적이 있고 플레이오프 때는 3일을 쉬고 던졌다. 4일 휴식이면 충분하다(웃음). 그렇게 생각하고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쿠에바스와 벤자민은 외국인 투수인데도 성실하고 팀에 헌신적이다. 우리가 잘 뽑은 것 같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전날 1회 1-1 동점이 되고 1사 만루 위기에서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고영표를 다독였다. 투수코치 대신 직접 마운드를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실책이 나오고 해서 아깝다고 했다. 최소 실점으로 넘어가자고 타이밍을 한 번 끊어줬다. 경험에서 나왔다. 예전에 투수코치 때 1회에 나갈까 하다가 안 나갔는데 5실점한 경우가 있다. 윤석민이 그랬다. 나갈까 말까 했는데 그 이닝에 5점을 줘버렸다. 그래서 무조건 빨리 나가야겠다고 배웠다. 한 번 끊어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박병호의 부진에 대해 이 감독은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이 감독은 알포드와 박병호를 묶어서 "잘할 거다. 그 선수들까지 해주면 너무 빨리 끝날 것 같으니까... 서서히 한 명씩 올라오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농담을 하며 "병호는 중요할 때 분명 해줄 거로 생각하고 있다. 대체할 선수도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작전과 LG 도루 대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진행 중이기 때문. 이 감독은 "1회 선두타자 김상수의 초구 도루는 한국시리즈 1차전인데 초구에 견제하지 않을 것 같아서 틈새를 노렸다"며 "런앤히트 작전에 대해서는 다 끝나면 말씀드리겠다. (LG)켈리를 또 만날 수도 있지 않나.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전날 고영표와 장성우 배터리가 LG의 뛰는 야구를 잘 견제했다. 견제 타이밍과 볼 배합으로 LG 타자, 주자를 잘 묶었다. 이 감독은 “전략이라서 시리즈가 끝나고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다. 코치진과 선수들이 상대 도루 대비를 정말 잘했다. (정규시즌에) LG에 많이 졌던 만큼 철저히 준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9회 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박영현은 이날 등판에 문제 없다. 이 감독은 "(박영현은) 멍이 많이 들었다. 저녁에 보니 멍이 시퍼렇게 들었는데 던질 수 있다고 한다. 캐치볼 했는데 던질 수 있다고 해서 준비할 것 같다. (손동현까지) 걔들은 던지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더라. 안 피곤하고 재미있다고 하더라. 지금 그럴 때다. 잘 되고 있으니까. 얘기해보니 안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또 한 명(손동현)이 제대로 성장하고 있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전 선발투수로 LG는 우완 최원태를 예고했다. 최원태는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로 데려온 승부수다. 지난 7월29일 키움에 외야수 이주형, 투수 김동규,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검증된 선발투수인 최원태를 영입했다.
최원태의 올 시즌 성적은 26경기(146⅔이닝) 9승7패 평균자책점 4.30 탈삼진 118개. 키움에선 17경기(102⅓이닝) 6승4패 평균자책점 3.25로 호투했지만 LG 이적 후 9경기(44⅓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6.70 탈삼진 40개로 고전했다. 9월30일 잠실 두산전을 끝으로 38일간 충전의 시간을 가졌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렵다.
1차전에서 켈리가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했지만 이기지 못한 게 뼈아프다. 2차전 부담이 큰데 최원태가 우승 청부로사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최원태는 올해 KT를 상대로는 딱 1경기 등판했다. 지난 9월5일 수원 경기에서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포스트시즌에선 키움 시절 총 13경기(3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1세이브3홀드가 있지만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50으로 부진했다. 18이닝 동안 21실점(19자책)을 내줬다. 2019년과 2022년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9.53으로 뭇매를 맞았다. 큰 경기에 고전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KT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로 나선다. 지난 6월 보 슐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돌아온 쿠에바스는 18경기(114⅓이닝)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탈삼진 100개로 활약했다. 1992년 삼성 오봉옥(13승), 2002년 삼성 김현욱(10승)에 이어 역대 3번째 무패 승률왕을 차지했다. 그 중 선발 10승은 쿠에바스가 최초였다.
LG를 상대로는 3경기 평균자책점 11.45로 뭇매를 맞았다. 7월6일 잠실 경기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7월27일 수원 경기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6실점, 9월5일 수원 경기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고전했다. 문보경(.600 3/5 2홈런), 박해민(.600 3/5). 김현수(.571 4/7), 문성주(.429 3/7)가 쿠에바스에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다. 포스트시즌 5경기(25⅓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2021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7⅔이닝 7피안타 1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3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도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승리를 거뒀다. 당시 투구수 73개로 4일 휴식 등판이다.
1회초 경기가 요동쳤다. LG 선발 최원태가 1아웃만 잡고 조기 강판된 것이다. LG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염 감독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최원태의 조기 강판으로 LG는 힘겹게 경기를 시작했다.
최원태는 KT 1번타자 김상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황재균 상대로도 2볼-1스트라이크로 카운트가 몰렸고, 4구째 한가운데 높은 공을 던져 황재균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 위기. 김경태 LG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흐름을 끊고 내려갔다.
최원태는 알포드 상대로 5구째 볼넷을 허용, 경기 시작과 동시에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LG 불펜에선 이정용이 곧바로 몸을 풀고 있었다. 최원태는 무사 만루 위기에서 박병호를 2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문보경이 잡아서 홈으로 송구, 포스 아웃이 됐다. 포수 박동원이 1루로 던져 병살을 시도했으나 박병호의 발이 더 빨랐다.
1사 만루에서 최원태는 장성우 상대로 또 2볼-1스트라이크로 불리한 카운트가 됐고, 4구째 좌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2점을 허용했다.
1사 2,3루 위기가 이어지자 김경태 투수코치가 2번째로 마운드를 방문했다. 투수 교체였다. 투구수 20개 만에 교체였다. 제구가 안 되고, 투구 내용이 워낙 안 좋아 빠른 교체였다. 5타자를 상대해 ⅓이닝 2피안타 2볼넷. 최고 148km 직구(10개)와 슬라이더(6개), 체인지업(3개), 커브(1개)를 던졌만 제구도 구위도 모두 낙제점이었다.
역대 한국시리즈 선발투수 최소 이닝 공동 2위 기록이다. 역대 최소 기록은 1995년 한국시리즈 OB와 7차전에서 롯데 윤학길의 0이닝이다. 최원태의 ⅓이닝은 1986년 4차전 삼성 권영호(해태 상대), 1993년 6차전 해태 문희수(삼성 상대), 1994년 4차전 태평양 최창호(LG 상대), 2002년 3차전 LG 최원호(삼성 상대)와 함께 역대 선발 최소 이닝 공동 2위 불명예 기록이다.
2번째 투수로 올라온 이정용이 1사 2,3루에서 배정대에게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는 0-4가 됐다. 최원태는 ⅓이닝 4실점. 1사 1루에서 문상철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신본기 타석에서 1루주자 배정대가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태그 아웃됐다.
2회초 KT는 선두타자 신본기가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3루수 문보경의 호수비였다. 빗맞은 타구를 앞으로 달려나와 잡고서 러닝스로로 던져 아웃시켰다. 1사 후 조용호는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때렸다. 발이 빠른 조용호는 2루를 밟고 3루까지 내달렸다.
중견수 박해민의 송구를 받은 유격수 오지환이 3루로 정확하게 송구, 3루수 문보경이 잡아서 조용호를 태그 아웃시켰다. 전날 1차전에서 홈 중계 플레이 때 2번이나 포수 옆으로 악송구를 하면서 실책 2개를 기록한 오지환이 이번에는 레이저 송구로 보살을 기록했다. 2사 후 김상수가 중전 안타를 때려 KT로서는 조용호의 주루사가 아쉬웠다. 2사 1루에서 황재균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회초 KT 공격에서, LG는 정우영이 3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경기 전 염 감독이 KT 중심타선 상대로 사이드암 정우영을 등판시킨다고 했는데, 그대로 실행했다. 정우영은 알포드를 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박병호는 초구에 유격수 땅볼 아웃, 장성우도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유격수 땅볼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4-1로 앞선 4회초 KT는 1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놓쳤다. 선두타자 배정대가 1루수 땅볼로 아웃된 후 문상철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신본기 타석에서 대타로 나온 오윤석이 우전 안타를 때려 1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LG는 정우영을 내리고, 김진성을 구원 투수로 올렸다. 김진성이 첫 타자 조용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가 됐다. 위기에서 김진성은 김상수를 포크볼로 우익수 앞 짧은 뜬공 아웃으로 잡았다. 비거리가 짧아서 3루주자는 태그업을 시도하지 못했다. 2사 만루에서 김진성은 황재균을 4구째 142km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5회초 LG는 백승현이 5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선두타자 알포드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박병호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장성우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배정대를 상대로 5구째 김병주 주심이 삼진 아웃을 선언했다가, 배정대가 파울이라고 어필했다. 김병주 심판은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1루심과 2루심 등과 논의를 했고, 파울로 정정했다. 자신이 잘못 봤다고 시인하면서 양 팀 벤치에게 판정 번복을 알렸다.
다시 경기가 재개됐고, 배정대는 중전 안타를 때렸다. 2사 1,2루가 되자 유영찬이 구원 투수로 올라왔다. 유영찬이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유영찬이 6회도 계속 던졌다. 오윤석을 3루수 파울 플라이, 조용호는 1루수 직선타 아웃, 김상수는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LG는 정규 시즌 잘 공략했던 쿠에바스를 상대로 찬스는 잡았지만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1회말 홍창기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1사 후 타격감이 좋은 박해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김현수는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2사 후 오스틴이 우전 안타를 때려 2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오지환의 타구는 1루수 정면 땅볼, 1루수가 1루 베이스를 밟아 이닝이 끝났다.
2회는 선두타자 문보경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그러나 박동원이 쿠에바스의 초구 140km 커터를 때렸는데, 유격수 땅볼이 됐고, 2루-1루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2사 후 문성주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LG는 3회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신민재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타구는 2루수 글러브 밑으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홍창기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태그 아웃됐다. 홍창기가 볼넷을 골라 1사 1루가 됐다. 이어 박해민이 투수 글러브를 스치고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1사 1,2루 찬스에서 김현수는 1루수 땅볼을 때렸고, 1루수 박병호가 재빨리 2루로 던져 선행 주자가 2루에서 아웃됐다. 2사 1,3루에서 오스틴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 1점을 만회했다. 1-4로 따라 붙었다.
LG는 4회 문보경이 2루수 땅볼 아웃, 박동원은 좌익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문성주가 중전 안타로출루했는데, 신민재가 쿠에바스의 커터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LG는 5회는 홍창기는 2루수 땅볼 아웃, 박해민은 유격수 뜬공 아웃, 김현수는 좌익수 뜬공 아웃으로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박해민의 빗맞은 타구를 김상수가 외야로 달려가면서 백핸드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였다.
쿠에바스는 5회까지 6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오스틴을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오지환이 초구를 때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2-4로 추격했다.
쿠에바스는 홈런을 맞은 후에 문보경을 2루수 땅볼로 잡은 후 박동원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2사 1루가 되자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갔다. 쿠에바스와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을 기회를 줬다.
쿠에바스는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쿠에바스는 97구를 던지며 8피안타 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7회초 LG 마운드는 유영찬이 계속해서 던졌다. 황재균을 2루수 뜬공 아웃, 알포드를 삼진 아웃,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5회 2사 1,2루에서 등판해 7타자를 상대로 퍼펙트 피칭으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7회말 KT는 손동현이 2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포스트시즌 7경기 전경기 등판. 첫 타자 신민재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홍창기의 잘 맞은 땅볼 타구는 2루수 오윤석이 1~2루 사이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일어나서 재빨리 1루로 던져 아웃을 잡고 포효했다.
2사 후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2사 1루가 되자, KT는 손동현을 내리고 박영현을 3번째 투수로 등판시켰다. 김현수가 1루 베이스 옆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를 때려 1루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3-4로 추격했다. 2사 2루에서 손호영이 김현수 대신 대주자로 나섰다. 동점 찬스에서 오스틴은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8회초 LG는 좌완 함덕주가 7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장성우를 5구째 삼진 아웃, 배정대로 4구째 삼진 아웃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문상철을 중견수 뜬공으로 11구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8회말 KT 박영현 상대로 선두타자 오지환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LG는 여러 작전을 놓고 정석대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문보경이 번트를 대고 1사 2루가 됐다.
이어 박동원이 박영현의 초구 체인지업(123km)을 끌어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KT는 1점 차로 역전된 상황에서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다. 9회초 LG는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왔다. 전날 패전 투수를 설욕하며 1점차 승리를 지키고 세이브를 따냈다.
양 팀 선발의 무게감을 봤을 때, 초반 투수전이 예상됐으나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결과는 달랐다.
KT는 1회초 톱타자 김상수가 3볼에서 스트라이크를 하나 쳐다봤고, 5구째 146km 직구를 때려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루에서 황재균 타석에서 초구 헛스윙을 했다. 1루주자 김상수가 바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박동원의 2루 송구가 원바운드로 됐고, 신민재의 글러브에 맞고서 외야로 튕겼다. 우익수와 중견수 사이로 굴러가면서, 김상수가 재빨리 일어나서 3루까지 내달렸다. 우익수의 3루 송구에 앞서 여유있게 세이프 됐다. 송구 실책으로 무사 3루 찬스가 됐다.
황재균은 2스트라이크에서 파울 3개를 때린 후 6구째 유격수 앞 느린 땅볼을 때렸다. LG 내야는 1점을 주더라도 아웃카운트를 잡는 정상 수비를 했고, 3루주자가 홈으로 뛰었다. 유격수 오지환이 1루로 송구해서 아웃을 잡았다. 황재균은 1루 베이스를 밟기 전에 아웃이 됐지만, 두 손으로 손뼉을 치면서 만족했다. 이후 LG 선발 켈리는 알포드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박병호도 137km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이닝을 마쳤다.
LG는 1회말 곧바로 반격했다. 톱타자 홍창기가 초구를 때려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박해민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김현수가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뚫는 우전 안타를 때렸다. 발빠른 박해민이 1루에서 3루까지 진루했다.
1사 1,3루 찬스. 오스틴의 타구는 2루수쪽 땅볼, 2루수 박경수가 정면으로 날아온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하고 앞으로 떨어뜨렸다. 원바운드 강습 타구이긴 했으나 정면이었다. 잡았어야했다. 문제는 그 이후 또 생겼다. 박경수가 2루로 글러브 토스를 했는데, 김상수가 맨손으로 잡으려다 떨어뜨렸다. 3루 주자가 득점했고, 주자들은 모두 세이프. 1사 1,2루 찬스가 이어졌다.
오지환이 우전 안타를 때려 1사 만루 찬스로 연결했다. 우익수 앞 짧은 안타로 2루 주자는 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3루에 멈췄다. 오스틴이 2루를 오버런 해 넘어지면서, 홈으로 송구가 가지 않고 중간에 커트가 됐더라면 자칫 협살에 걸려 아웃될 뻔 했다. 1사 만루에서 문보경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1로 역전시켰다.
KT는 1-2로 뒤진 2회초 반격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장성우의 땅볼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공을 더듬는 포구 실책을 했다. 발이 느린 장성우였지만 전력 질주해서 1루에서 세이프됐다. 후속타자 배정대가 초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KT는 문상철에게 희생 번트 작전을 냈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문상철은 한 차례 번트 실패를 한 적이 있다. 문상철은 초구에 번트를 댔는데, 타구는 멀리 굴러가지 못하고 포수 바로 앞에 떨어졌다. 100% 번트 수비를 한 LG 내야진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포수 박동원이 공을 잡아서 재빨리 3루로 던졌다. 3루 베이스에 커버 들어간 유격수 오지환이 잡아서 포스 아웃, 이어 러닝 스로로 1루로 던져서 타자주자까지 더블 아웃을 성공했다.
이 때 3루가 잠시 비어 있는 것을 본 배정대가 2루를 거쳐 3루로 달렸다. 1루 베이스 커버를 했던 2루수 신민재가 빠르게 3루로 송구했고, 번트 수비를 마치고 3루로 돌아간 3루수 문보경이 잡아서 배정대를 태그했다. 3루 베이스 가까이 있던 3루심 박종철이 선수들과 충돌을 피하느라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판정이 지연됐지만, 이내 아웃을 선언했다. 태그 아웃을 시킨 문보경을 비롯한 LG 내야수들은 펄쩍펄쩍 뛰면서 삼중살을 자축했다. KT는 무사 1, 2루 찬스에서 번트 실패에 이어 주루사로 이닝이 순식간에 종료됐다.
19년 만에 나온 한국시리즈 역대 2호 삼중살이다. 2004년 10월 29일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현대 유니콘스가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을 상대로 1회초 한국시리즈 최초 삼중살을 기록했다.
삼중살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LG는 2회 1사 후 신민재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톱타자 홍창기는 또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도루 2위 신민재는 도루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박해민은 초구에 고영표의 몸쪽 공에 맞았다. 2사 1,2루 찬스로 연결했다. 김현수의 타구는 1루수 땅볼, 1루수 박병호가 잡아서 직접 베이스를 밟아 이닝을 종료시켰다.
KT는 3회 하위타순에서 물꼬를 열지 못했다. 8번 박경수가 유격수 땅볼 아웃, 9번 조용호도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김상수는 3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땅볼 강습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냈고, 1루로 던져 이닝을 종료시켰다. 문보경은 2회 삼중살 플레이에 이어 또 한 번 포효했다. LG도 3회말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선두타자 오스틴은 투수 땅볼 아웃, 오지환은 1루수 직선타 아웃, 문보경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고영표의 제구가 조금 안정됐다.
KT는 1-2로 뒤진 4회초 다시 반격 기회를 잡았다. 선두타자 황재균이 켈리와 9구 접전을 펼치며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어 알포드도 5구째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박병호가 1회에 이어 또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번에는 3구삼진. 커브, 투심, 직구에 3번 연속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1사 1,2루에서 장성우가 우중간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황재균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아 2-2 동점에 성공했다.
그런데 1루 주자 알포드가 문제였다. 3루까지 진루한 알포드는 3루 주루코치의 지시로 홈까지 뛰었다. 우익수에 이어 유격수 오지환이 홈으로 던진 것이 악송구 옆으로 빗나갔는데, 뒤에 백업으로 있던 투수 켈리가 잡았다. 그러자 주루코치가 멈춤 사인을 내면서 알포드가 중간에 멈췄다.
켈리가 포수에게 던진 공이 또 빗나가면서 3루로 돌아가던 알포드는 다시 홈으로 뛰었다. 그러나 타이밍이 늦었다. 포수 박동원이 재빨리 달려가 공을 잡았고, 홈으로 백업 들어온 1루수 오스틴에게 던져 알포드가 태그 아웃됐다. 좋은 역전 찬스를 주루사로 놓쳤다. 2아웃이 됐고, 2사 1루에서 배정대는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LG는 4회말 선두타자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 이번에는 LG의 희생번트 차례. 그런데 번트에 약한 문성주 타석이었다. 초구 번트는 헛스윙이 됐고, 2구째는 번트 파울이 됐다. 작전 실패. 문성주의 유격수 땅볼 때 선행주자가 2루에서 아웃됐고, 1사 1루가 됐다. 신민재 타석에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런앤히트 작전이 나왔다. 신민재가 툭 갖다댄 타구는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쪽으로 굴러가는 좌전 안타가 됐다. 런앤히트로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 문성주는 3루까지 내달렸다.
1사 1,3루 찬스. 그러나 출루율 1위 홍창기의 방망이가 계속 침묵했다. 홍창기의 타구는 1루수 정면 땅볼이 됐다. 1루수 박병호가 잡고서 3루 주자를 견제하며 1루를 밟아 아웃시켰다. 1루 주자는 2루로 진루, 2사 2,3루 찬스가 이어졌다. 박해민이 풀카운트에서 8구째 고영표의 111km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찬스를 놓쳤다.
5회초 KT는 문상철이 삼진, 박경수가 우익수 뜬공 아웃, 조용호는 8구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말 LG는 징검 다리 안타를 쳤지만 득점과는 연결되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오스틴이 중전 안타로 한국시리즈 개인 첫 안타를 기록했다. 오지환의 타구는 우익수 뜬공 아웃. 2사 후 문보경이 좌전 안타를 때려 1,2루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다. 그러나 박동원이 3구삼진, 114km 체인지업에 헛스윙하며 돌아섰다.
6회도 양 팀 타선은 침묵했다. 6회초 LG 야수들의 호수비가 잇따라 나왔다. KT는 선두타자 김상수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1사 후 황재균의 타구는 2루 베이스 쪽으로 안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2루수 신민재가 따라가 밴트 레그 슬라이딩을 하면서 역모션으로 잡아서, 재빨리 1루로 던져 정확한 송구로 아웃시켰다. 평소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 못지 않은 슈퍼 캐치였다. 이어 알포드가 좌측 폴 앞의 선상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좌익수 문성주가 먼 거리를 달려와서 마지막에 펜스 앞에서 슬라이딩을 하며 잡아냈다. 마운드 위의 켈리는 두 손을 들어올려 문성주의 슈퍼 캐치에 환호했다.
6회말 LG는 공격도 삼자범퇴로 끝났다. 호수비를 펼친 문성주의 타구는 우익수 뜬공 아웃이 됐다. 신민재의 타구는 투수 고영표에게 잡히는 땅볼, 1루에서 아웃됐다. 2사 후 홍창기는 2스트라이크에서 4구 연속 고영표의 체인지업을 상대했고,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까지 84구를 던진 LG 선발 켈리는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박병호를 1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1사 후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LG 벤치는 켈리를 교체했다. 2번째 투수는 이정용이 올라왔다. 정규 시즌 6월부터 선발로 전환한 이정용이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시 불펜으로 뛴다.
이정용은 첫 타자 배정대를 7구째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2루에서 문상철을 1볼 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박경수 타석에서 대타 김민혁이 등장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 0-2로 뒤진 5회 1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와 동점 2타점 2루타를 때린 김민혁이었다.
김민혁은 이정용의 초구를 때려 1~2루 사이를 빠지는 우전 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장성우가 홈으로 대시, 우익수 홍창기는 홈으로 낮게 송구했다. 크로스 타이밍. 박기택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고, KT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장성우가 박동원의 태그를 피하며 슬라이딩을 한 듯 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원심 그대로 아웃이 유지됐다.
KT도 7회말 불펜을 가동했다. 고영표가 내려가고, 플레이오프 MVP 손동현이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7회 대타로 나와 안타를 때린 김민혁이 빠지고 2루수 신본기가 출장했다. 손동현은 첫 타자 박해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고, 김현수는 3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구째 145km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손동현은 오스틴도 145km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고 삼자범퇴로 끝냈다.
8회초 LG는 좌완 함덕주가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조용호를 1루수 땅볼로 아웃을 잡고, 김상수는 유격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2사 후 황재균에게 투수 옆을 빠져 나가는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루에서 알포드와 승부, 풀카운트에서 6구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KT는 8회말 손동현이 멀티 이닝에 나섰다. 첫 타자 오지환을 3루수 뜬공 아웃, 문보경은 중견수 뜬공으로 2아웃을 잡았다. 박동원은 2루수 뜬공으로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2이닝 6타자 퍼펙트 피칭이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을 6경기째(9이닝) 이어갔다.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을 올렸다. 말 공격인 홈팀은 동점일 때 9회초에 마무리를 미리 투입해서 막고 끝내기를 노리는 투수 운영을 하는 편이다. 고우석은 첫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 154km 직구 2개가 연거푸 볼이 되자, 4구째 147km 커터로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장성우는 2볼 2스트라이크에서 153km 힘있는 직구로 좌익수 뜬공 아웃을 잡았다.
배정대 상대로 최고 155km 직구를 던졌으나 제구가 흔들려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9구째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1루에서 문상철 상대로 6구째 133km 커브를 던졌고, 문상철이 힘껏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좌측 펜스 상단을 맞고 나오는 장타가 됐다. 앞서 6회 슈퍼 캐치를 선보인 좌익수 문성주가 펜스에 기대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잡지 못했다.
KT는 1루 주자 배정대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와 3-2로 역전시켰다. 좌익수에 이어 유격수가 홈으로 던진 송구가 뒤로 빠지는 실책이 되면서 문상철은 2루에서 3루까지 진루했다. KT는 홈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3루타로 인정됐다. KT는 9회말 박영현이 마운드에 올라 문성주를 투수 땅볼, 신민재를 2루수 땅볼, 홍창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승리를 지켜냈다.
■ 이강철 감독 일문일답
-경기 총평은.
초반 4득점했는데 그 이후로 추가점 안 나오면서 힘든 경기했다. 마지막에 흐름을 넘겨줬다.
-불펜 기용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조금 지친 모습 보여서 빠르게 교체했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 그래도 그 동안 너무 잘해줬다. 내일 하루 쉬면 괜찮을 것 같다.
-박영현은 1차전 타구에 맞은 여파라고 보나.
트레이닝 파트에서 이상 없다고 했다.
-상대 불펜이 강했다.
상대 선수들이 잘 던졌다. 우리도 잘했는데 득점을 못했다.
-타선 변동 가능성은.
생각해보겠다.
-3차전 선발은.
벤자민이다.
■ 염경엽 LG 감독 일문일답
-경기 총평은.
(최)원태가 제구가 안 되면서 초반 어려운 경기를 했다. 불펜들이 제 역할을 해주면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 (오)지환이 홈런 등으로 쫓아갔고, (박)동원이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역전 홈런을 쳐줬다. 중요한 건 1승이 아니라, 시리즈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젊은 불펜들이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좋은 피칭을 했다.
-최원태 조기강판은 어느 정도 준비한 부분인가.
“(최)원태가 적어도 5이닝 이상은 던져줄 것이라고 봤다. 초반에 제구가 안 되면서 어려움 겪었다. 코치 파트와 상의해야겠지만, 원태가 빨리 빠지면서 4차전 카드가 하나 더 생겼다. 개수가 적었다. 원태가 4차전에 다시 등판할지, (김)윤식이가 4차전에 던질지, 고민해봐야겠다. (이)정용도 선발로 들어갈 수 있고, 다각도로 논의해보겠다.
-고우석 피칭은 어떻게 봤나.
1차전도 괜찮았다. 실투 하나를 상대가 잘 쳤다. 2차전에서 우석이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다. 우석이가 뒤를 잘 막아줘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직구가 살짝 날리는 것에 대해 미팅을 통해 이야기했었다. 직구가 훨씬 잘 들어가면서 유리하게 끌어갔다.
-홍창기 고민이 있을 것 같은데.
고민 없다. 자기의 것을 해줄 거라 믿는다. 아직 게임 많이 남아 있다. 자신의 모습을 충분히 찾을 거라 본다.
-팬들이 2차전에도 많이 왔다.
1차전 지면서 정말 죄송했다. 정말 뜨거운 응원을 해줬는데 보답을 못한 것 같아 아쉽고 미안했다. 잠도 잘 못 잤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수 파트, 타격 파트 가리지 않고 전 선수가 똘똘 뭉쳐 좋은 경기로 웃고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부분이 좋다.
-유영찬이 불펜진 중 길게 던졌다.
중간중간 바꿀 때마다 구위와 상대 타자와의 전적을 봤다. 개수도 많지 않아서 조금 더 이닝을 끌고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위가 좋아서 2이닝 가져갔다.
LG는 올 시즌 86승 2무 56패로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건 1990년과 1994년 그리고 올해가 3번째다. 무려 29년 만에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게 됐다.
시즌 초반 투수진이 불안했다. 고우석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으로 출전했다가 어깨 부상으로 시즌 초반 공백이 있었다. 불펜 필승조 정우영과 이정용이 지난해와 달리 부진했다. 1선발 켈리도 기복있는 피칭으로 예년과 달랐다. 젊은 선발 김윤식과 이민호도 부상과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투수진 뎁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워나갔다. 임찬규와 이정용을 선발로 전환시켜서 해결해 나갔다. 불펜에는 지난 2년간 부상으로 부진한 함덕주와 신예 백승현, 유영찬 그리고 신인 박명근이 새로운 필승조로 활약했다.
LG는 지난 6월 27일 1위로 올라선 이후로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시즌 끝까지 지켜냈다. 후반기 선발과 불펜, 타선이 조화를 이루며 이렇다할 위기가 없었다. LG는 10월 3일 NC와 KT가 나란히 패배하면서, 매직넘버가 사라졌고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LG는 정규 시즌을 마친 뒤 지난달 19일부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합숙 훈련을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잠실구장으로 옮겨서 훈련을 이어갔다. 10월 31일과 11월 1일 상무와 2차례 연습경기를 했고, 청백전 포함 6차례 평가전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
KT는 올해 기적같은 시즌을 만들었다. 시즌 초반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최하위까지 처졌지만 정규 시즌 2위로 마치는 극적인 시즌을 보냈다. KT는 6월 2일 승패 마진이 '-14'로 최하위였다. 가장 바닥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부상자들이 돌아와서 제대로 전력을 꾸릴 때를 기다렸고, 특유의 리더십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부상자들이 하나둘씩 복귀하고, 대체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다시 팀에 합류하면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6월부터 반등하며 순위표를 하나씩 올라섰다. 6월 15승 8패로 월간 1위를 기록했고, 7월 13승 6패, 8월에는 19승 4패(승률 .826)의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마침내 KT는 +14로 마법같은 여정으로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3-2로 역전승을 더두며 시리즈 성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1~2차전을 패배, 벼랑 끝에 몰렸으나 3~5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정규 시즌의 압축판 같았다.
KT는 기적같은 리버스 스윕으로 2021년 통합 우승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NC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과 2차전에서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 쿠에바스와 벤자민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지만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채 벼랑 끝에 몰렸다.
그러나 창원으로 이동해 3차전과 4차전에 승리한 뒤 5차전에서 0-2로 끌려가다 3-2로 역전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차지했다. '패패승승승'은 플레이오프 역대 3번째 진기록이다. 1996년 현대, 2009년 SK 이후 KT는 14년 만에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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