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1차전, 에이스 선발에 이어 필승조 그리고 마무리까지 총출동했다. 그러나 뼈아픈 역전패였다. 괜찮을까.
L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KT와 1차전에서 2-3으로 역전패 했다. 마무리 고우석이 9회 2아웃을 잡은 이후에 볼넷과 2루타를 맞고 결승점을 허용했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진출한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1차전은 중요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은 74.4%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보였다. 1982년(1차전 무승부)과 1985년(미개최) 제외하고 39차례 중 1차전 승리 팀이 29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LG는 1차전을 잡지 못했다. 1차전을 앞두고 염경엽 LG 감독은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1차전 승리가 시리즈 전체 영향력이 크다며 “어느 한국시리즈 보다 오늘 1차전이 중요하다. 선취점에 이어 첫 승 목표를 이루면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부담을 떨쳐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취점과 1차전 승리 모두 KT에 내줬다.
선발 투수 켈리는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선발로서 자신의 몫을 했다. 이어 이정용이 7회 1사 1루에서 등판해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으나 수비 도움으로 ⅔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함덕주가 8회 등판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무리 고우석에게 공을 넘겼는데, 믿었던 마무리가 무너졌다.
LG는 정규 시즌에서 KT 투수 고영표 상대로 강했다. 고영표는 올해 LG 상대 성적이 4경기(선발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했다. 4월 2일 구원 투수로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5월 18일 잠실에서 4⅔이닝 8실점으로 난타당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7월 26일 수원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9월 7일 수원에서 6이닝 6실점으로 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LG는 7일 1차전에서 고영표 상대로 1회말 2점을 뽑아 2-1로 역전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2회 2사 1,2루와 4회 1사 1,2루, 5회 2사 1,2루 기회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고영표는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때와는 달리 잘 던졌다.
염 감독은 경기 후 “1차전을 꼭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어쩔 수 없다”며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다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타선에서 (1회) 이후 잔루가 많으면서 추가점 못 뽑았던 것들이 오늘 경기 어렵게 갔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경기 감각은 나쁘지 않은 거 같아서 내일(2차전) 기대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경기 전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작은 실책과 볼넷 하나로 경기 흐름이 바뀐다. 지금 우리 선수들은 정말 간절하고, 열정이 불타고 있다. 그러다 보면 실책을 할 수 있고, 주루사가 나올 수 있다. 선수들이 다들 의욕이 넘쳐서, 나는 차분하게 하라, 침착하게 하라고 하는 것이 할 일이다"고 말했다.
LG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시리즈가 처음이다. 1차전 긴장감과 부담감 때문인지 실책을 4개나 기록했다. 박동원의 송구 실책, 문보경의 포구 실책, 홈 중계 플레이 때 오지환이 2개의 송구 실책을 했다.
경기 후 염 감독은 실책에 대해 “실점과 크게 연결된 부분이 없었다. 안 던져야 할 공을 던지면서 실책이 일어났다. 내일 경기도 충분히 커버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9회 결승점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된 고우석도 감쌌다. 고우석은 합숙 훈련 막판에 연습 경기 도중 허리 단순 근육통 잔부상이 있었다.
염 감독은 “(고우석) 몸 상태는 괜찮다. 실투 하나를 문상철이 잘 쳤는데 아쉬운 건 직구 구위가 나쁘지 않은데 실투가 나왔다.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 부상 걱정 많이 했는데 계속 우리 마무리로 다음 경기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규 시즌 타율 3위, 출루율 1위 홍창기는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7푼1리다. 염 감독은 “이제 첫 경기가 끝났다. 내일 잘해줄 것이다. 타선도 그대로 간다”고 믿음을 보냈다.
염 감독은 “오늘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셨는데 이기는 경기 못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내일(2차전) 경기 분명히 잘해서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LG는 이제는 무조건 잡아야 할 2차전 선발투수로 우완 최원태를 예고했다. KT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로 나선다.
시즌 도중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최원태는 올 시즌 26경기(146⅔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4.30 탈삼진 118개를 기록했다. LG 이적 후 9경기(44⅓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6.70 탈삼진 40개로 고전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18경기(114⅓이닝)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탈삼진 100개를 기록하며 승률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런데 정규 시즌에는 LG를 상대로는 3경기 평균자책점 11.45로 부진했다. 7월6일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7월27일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6실점, 9월5일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4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다. 포스트시즌 5경기(25⅓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맹활약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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