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32·KT 위즈)가 트윈스 포비아를 딛고 트윈스 킬러의 면모를 되찾았다.
고영표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1점의 리드를 안고 1회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 선두 홍창기를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손쉽게 처리했지만 박해민, 김현수 상대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사 1, 3루 위기에 처했다.
고영표는 침착하게 후속 오스틴 딘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수비 강화를 위해 선발 출전한 ‘맏형’ 박경수가 이를 잡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땅으로 떨어진 공을 재빠르게 잡아 2루에 송구했지만 유격수 김상수가 이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3루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았고, 1사 1, 2루 위기가 이어졌다.
고영표는 오지환에게도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에 처했고, 이강철 감독의 마운드 방문 이후 문보경의 희생플라이로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1-2 역전 허용. 계속된 2사 1, 3루 위기는 박동원을 초구에 3루수 땅볼로 잡고 극복했다.
고영표는 1-2로 뒤진 2회 신민재를 초구 좌전안타, 박해민을 사구로 내보내며 2사 1, 2루에 처했지만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이후 오스틴, 오지환, 문보경을 만난 3회 공 8개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2-2로 맞선 4회 선두 박동원을 사구로 내보내며 다시 위기를 자초했다. 문성주를 유격수 야수선택 처리했지만 신민재 상대 빗맞은 좌전안타를 맞으며 1사 1, 3루 상황에 몰렸다. 그러나 실점은 없었다. 홍창기를 초구에 1루수 땅볼, 박해민을 8구 승부 끝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5회 위기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오스틴 상대 8구 끝 중전안타, 문보경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2사 1, 2루에 몰린 상황. 이번에는 박동원을 침착하게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고영표는 여전히 2-2로 맞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만에 깔끔한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첫 타자 문성주를 우익수 뜬공, 신민재를 투수 땅볼로 잡은 뒤 홍창기를 장기인 체인지업을 이용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고영표는 2-2로 맞선 7회 손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97개.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의 올해 기록은 28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로, 퀄리티스타트 21회로 공동 2위(토종 1위), 평균자책점 6위(토종 2위), 다승 공동 5위(토종 2위)에 올랐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3차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나흘을 쉬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 나섰다.
고영표는 리그 정상급 선발로 거듭난 2021년 트윈스 킬러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1.73의 압도적 강세를 보이며 LG 타선에 ‘고영표 공략’이라는 고민을 안겼다.
고영표는 이듬해 4월 19일 잠실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기세를 이었고, 당시 인터뷰에서 “이상하게 LG만 만나면 타이밍, 리듬이 좋아진다. LG를 상대하면 좋아지는 게 신기하다. 작년에도 계속 안 좋다가 잠실에 오거나 수원에서 LG를 만나면 좋아졌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고영표의 LG전 강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작년 5월 19일 수원 경기 5⅓이닝 5실점 패전을 비롯해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11로 급격히 성적이 악화됐다. 그리고 평균자책점 부문 커리어 하이(2.78)를 쓴 올해도 LG를 만나 4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크게 흔들렸다.
4월 2일 수원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으로 몸을 푼 고영표는 5월 18일 잠실에서 4⅔이닝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7월 26일 수원에서 7이닝 1실점으로 반짝 반등했지만 9월 7일 수원에서 다시 6이닝 6실점 난조로 다시 패전을 당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2년 전 트윈스 킬러의 면모를 되찾으며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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