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에이스 케이시 켈리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 침묵과 마무리 고우석의 부진으로 1차전을 내줬다. 2차전 선발투수 최원태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LG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에서 KT에 2-3으로 패했다. 선발 켈리가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 역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2-2 동점으로 맞선 9회 2사 1루에서 마무리투수 고우석마저 문상철에게 결승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우승 확률 74.4%가 걸린 1차전을 내준 LG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2차전마저 내주면 시리즈가 급격히 KT로 기울어진다.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의 우승 확률은 90%(18/20)에 달한다. 반면 2연패 팀의 우승 확률은 10%에 불과하다.
무조건 잡아야 할 2차전 선발투수로 LG는 우완 최원태를 예고했다. 최원태는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트레이드로 데려온 승부수다. 지난 7월29일 키움에 외야수 이주형, 투수 김동규,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검증된 선발투수인 최원태를 영입했다.
최원태의 올 시즌 성적은 26경기(146⅔이닝) 9승7패 평균자책점 4.30 탈삼진 118개. 키움에선 17경기(102⅓이닝) 6승4패 평균자책점 3.25로 호투했지만 LG 이적 후 9경기(44⅓이닝) 3승3패 평균자책점 6.70 탈삼진 40개로 고전했다. 9월30일 잠실 두산전을 끝으로 38일간 충전의 시간을 가졌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기는 어렵다.
LG로선 전반기 에이스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올 시즌 21경기(123⅓이닝) 11승3패 평균자책점 2.41로 활약한 플럿코는 후반기부터 이상 조짐을 보였다. 감기 몸살과 고열에 시달리더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복귀 후 3번째 경기였던 8월26일 창원 NC전 이후 골반뼈 타박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이후 부상 회복을 두고 구단과 다른 의견을 보이며 복귀를 미루다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플럿코를 조기 귀국시킨 LG는 외국인 투수 1명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1차전에서 켈리가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했지만 이기지 못한 게 뼈아프다. 2차전 부담이 큰데 최원태가 우승 청부로사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최원태는 올해 KT를 상대로는 딱 1경기 등판했다. 지난 9월5일 수원 경기에서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포스트시즌에선 키움 시절 총 13경기(3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1세이브3홀드가 있지만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9.50으로 부진했다. 18이닝 동안 21실점(19자책)을 내줬다. 2019년과 2022년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9.53으로 뭇매를 맞았다. 큰 경기에 고전했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이에 맞서는 KT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선발로 나선다. 지난 6월 보 슐서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돌아온 쿠에바스는 18경기(114⅓이닝)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 탈삼진 100개로 활약했다. 1992년 삼성 오봉옥(13승), 2002년 삼성 김현욱(10승)에 이어 역대 3번째 무패 승률왕을 차지했다. 그 중 선발 10승은 쿠에바스가 최초였다.
LG를 상대로는 3경기 평균자책점 11.45로 뭇매를 맞았다. 7월6일 잠실 경기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7월27일 수원 경기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6실점, 9월5일 수원 경기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고전했다. 문보경(.600 3/5 2홈런), 박해민(.600 3/5). 김현수(.571 4/7), 문성주(.429 3/7)가 쿠에바스에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다. 포스트시즌 5경기(25⅓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했다. 2021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7⅔이닝 7피안타 1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3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도 6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승리를 거뒀다. 당시 투구수 73개로 4일 휴식 등판이다.
LG전에 약했던 게 마음에 걸리지만 1차전 선발 고영표가 상대성을 극복했다. 올해 정규시즌 LG전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난타당했던 고영표이지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6이닝 7피안타 2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1차전 승리 후 이강철 KT 감독은 “오늘 고영표가 다르게 생각하고 들어간 것 같다. 초반 위기를 잘 극복했다. 쿠에바스도 많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여러 이야기를 해놨다. 기대가 된다. 어차피 쿠에바스를 믿고 가야 한다”고 신뢰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