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톱타자 홍창기는 올 시즌 46차례 도루를 시도해서 23번 성공하고, 23번 실패했다. 성공률 50%다. 그런데 홍창기는 KT 상대로는 5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100% 도루 성공률이다.
한국시리즈에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LG의 '뛰는 야구'와 KT 배터리의 견제가 될 것이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LG의 기동력과 이에 대응하는 KT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염경엽 LG 감독은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는 경기 자체도, 분위기도 다르다. 전략도 정규 시즌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정규 시즌에는 조금 과감하고 더욱 공격적으로 주루플레이를 했다면, 한국시리즈에서는 조금 더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신중하게 도루가 이뤄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성공 확률을 높이는 전략을 쓰면서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말했다.
LG는 올해 ‘뛰는 야구’로 많은 도루를 시도했다. 염 감독이 LG에 새로운 팀 컬러를 입혔다. 시즌 초반 도루 시도와 성공률을 놓고 논란이 많았지만, 염 감독은 도루 성공 외에도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 등 여러 부수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LG는 올해 도루를 267회를 시도했고, 도루 성공 166회, 도루 실패 101회를 기록했다. 세 부문 모두 10개 구단 중 압도적인 1위다. 팀 도루 성공률은 62.2%로 10개 구단 최하위였다.
그런데 KT전에서는 달랐다. LG는 올해 KT와 맞대결 16경기에서 40차례 도루를 시도해 도루 33개를 기록했다. 도루 실패 7번으로 성공률이 82.5%였다. 시즌 전체 성공률보다 20%나 더 높다.
앞서 언급한 홍창기가 도루 성공률 100%로 5개를 기록했고, 박해민이 8도루(실패 1개), 신민재가 8도루(실패 1개), 문성주가 4도루(실패 2개), 오지환이 3도루(실패 1개), 최승민이 2도루(실패 0), 오스틴이 1도루(실패 0), 문보경이 1도루(실패 1개), 서건창이 1도루(실패 0), 김현수가 실패 1개를 기록했다.
KT 주전 포수 장성우의 도루 저지율은 14.6%로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시리즈에서 KT의 대책은 무엇일까.
이강철 KT 감독은 “플레이오프 때도 보셨겠지만, 저희 포수 장성우의 도루 저지 능력이 좋다. 정규 시즌과 가을야구는 전혀 다를 것이다. 저희는 장성우만 믿고 간다”며 신뢰를 보냈다. 도루에 대한 특별한 대비책은 없다. 선수들을 믿는다.
LG는 대주자 스페셜리스트 최승민을 시즌 도중 NC에서 트레이드 해왔다. 최승민은 시즌 후반 1군에 올라와 8도루, 실패 3개를 기록했다.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에 최승민 외에도 대주자(대수비) 요원으로 손호영을 포함시켰다. 우타 거포 유망주 이재원을 엔트리에서 빼면서, 경기 막판 대주자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시즌 때보다 도루 시도를 신중하게 하겠다는 LG, 낮은 도루 저지율에도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 포수를 믿는다는 KT. 한 점 차 승부에서 양 팀 벤치의 수 싸움이 볼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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