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와 한신 타이거즈가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오래된 한을 풀었다. 마지막으로 LG 트윈스가 우승 한풀이에 도전한다.
올해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던 LG 트윈스, 텍사스 레인저스, 한신 타이거즈가 모두 결승에 진출했다. 세 팀은 모두 각 리그에서 두 번째로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고 이름에 ‘T’(Twins, Texas, Tigers)가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야구팬들이 올해는 ‘3T’가 우승하는 해라는 농담을 했다.
그런데 그 농담은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텍사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를 4승 1패로 제압하며 창단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1961년 창단한 이후 62년 만에 염원하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텍사스는 올 시즌 전망이 밝지는 않았다. 2021년 60승 102패를 기록하며 1973년(57승 105패)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고 지난해에도 68승 94패를 기록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90승 72패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고 휴스턴(90승 72패)에 상대전적에서 밀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내줬지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를 차지하며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아메리칸리그 승률 2위 탬파베이(99승 63패)를 2승으로 제압한 텍사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 볼티모어(101승 61패)마저 3승으로 격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구 라이벌 휴스턴과 만난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이며 4승 3패로 승리했다.
2010년과 2011년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던 텍사스는 구단 통산 세 번째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를 만났다. 텍사스는 첫 2경기에서 1승 1패를 나눠가졌지만 이후 3경기를 내리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5경기 타율 2할8푼6리(21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OPS 1.137로 활약한 코리 시거가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텍사스에 이어서 한신이 두 번째로 한을 풀었다. 1985년 처음으로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이후 37년 동안 우승이 없었던 한신은 올해 85승 5무 53패를 기록하며 18년 만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의 꿈에 한껏 부풀은 한신은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히로시마(74승 5무 65패)를 4승(어드밴티지 1승)으로 제압하며 단숨에 통산 7번째 일본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시리즈에서 같은 간사이 지방을 연고지로 하는 오릭스(86승 4무 53패)를 만나 역사상 두 번째 ’간사이 시리즈’를 성사시킨 한신은 1차전에서 일본 최고의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오부를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승리를 챙겼지만 이후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한신은 4차전에서 오오야마 유스케의 9회말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5차전에서는 8회에만 6득점에 성공하는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승을 거두고 3승 2패 우위를 점했다.
승리까지 1승만을 남겨둔 한신은 6차전에서 야마모토에게 투구수 138구 9이닝 9피안타(1피홈런) 1사구 14탈삼진 1실점 완투승으로 압도당하며 결국 7차전까지 가게 됐다. 선발 매치업에서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은 한신은 마운드가 기대 이상으로 호투를 해줬고 쉘든 노이지의 선세 스리런홈런을 포함해 타선이 폭발하며 7-1로 승리하고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일본시리즈 타율 4할8푼3리 맹타를 휘두른 치카모토 코지가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한신 선수들은 우승 직후 지난 7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옛 동료 요코타 신타로의 유니폼을 들고 함께 기쁨을 나누면서 감동을 자아냈다.
텍사스가 62년 만에 우승에 성공했고 한신도 38년 만에 정상에 오른 가운데 마지막으로 LG가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1994년 우승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한 차례 준우승(2002년)을 차지하는데 그친 LG는 올해 86승 2무 56패를 기록하며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는 플레이오프에서 4위 NC(75승 2무 67패)를 상대로 리버스스윕에 성공한 2위 KT(79승 3무 62패)를 만난다.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 LG는 케이시 켈리, KT는 고영표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우승을 향한 LG팬들의 희망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텍사스, 한신에 이어서 LG도 우승의 한을 풀어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