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10일. LG 트윈스가 마지막으로 치른 한국시리즈 날짜다. LG는 2002년 11월 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에 9-10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2승 4패로 우승에 실패했다.
LG가 다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려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2023년 11월 7일, LG는 7667일 만에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선발 투수 중책을 맡았다. 염경엽 감독은 6일 미디어데이에서 “켈리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구종을 개발했다.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 생각했다. 1차전에서 좋은 투구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켈리는 올해로 LG에서 뛴 지가 5년째다. 드디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게 됐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지난 4년과 비교하면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2019년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 2020년 15승 7패 평균자책점 3.32, 2021년 13승 8패 평균자책점 3.15, 2022년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를 각각 기록했다.
전반기 18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부진했는데, 후반기 12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좋아졌다. KT 상대로도 전반기 보다 후반기에 월등히 좋아 한국시리즈 1차전 등판도 기대된다.
켈리는 올 시즌 KT 상대로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3.96를 기록했다. 25이닝 동안 22피안타(2피홈런) 3볼넷 19탈삼진 11실점(11자책) 피안타율 .237이었다.
개막전에서 KT를 만나 5⅓이닝 6실점 난타를 당했고, 7월 6일에는 5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후반기는 14이닝 무실점이다. 9월 6일 7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냈고, 9월 27일에도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KT 타자들 중에서 켈리 상대로 강했던 강백호가 부상으로 빠졌다. 강백호는 켈리상대로 타율 6할6푼7리(3타수 2안타) 1홈런 2루타 1개를기록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청백전 도중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배정대가 켈리 상대로 7타수 4안타(타율 .571)를 기록했고, 박병호가 11타수 4안타(타율 .364) 1볼넷 3삼진으로 강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KT 타선에서 박병호, 배정대가 우리 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배정대가 포스트시즌에서 결정적일 때, 팀 분위기를 바꾸는 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박병호와 배정대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황재균은 11타수 3안타(타율 .273) 2루타 2개를 기록했다. 김상수는 8타수 2안타(타율 .250), 알포드는 12타수 3안타(타율 .250) 1홈런 2루타 2개로 모두 장타를 기록했다.
조용호는 7타수 1안타(타율 .143), 장성우는 9타수 1안타(타율 .111), 오윤석은 4타수 무안타, 문상철은 2타수 무안타로 약했다.
켈리는 2019년 처음 LG에 왔을 때부터 매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라고 했다. 2021시즌 9월 중순에는 둘째(아들) 출산에 맞춰 출산 휴가로 미국으로 일시 귀국할 수도 있었으나, 켈리는 이를 포기했다. 당시 LG가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보다는 팀을 우선 순위로 뒀다.
LG는 2021년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2022년에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올해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던질 수 있게 됐다.
합숙 훈련 기간에 켈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 등판에 대해 “최대한 정규시즌 때 했던 스케줄 대로 훈련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시즌 후 조금 쉬고나서 체력과 근력을 단계별로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켈리는 “한국에 온 이후로 계속해서 한국시리즈에서 꼭 던지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던지게 됐다. 인적으로 좋은 경험과 좋은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 동료들이 시즌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좋은 야구를 했고,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기에 한국시리즈에 1차전 경기에 들어가면, 그 순간은 우리 선수 모두에게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첫 구를 던지기 전까지는 엄청나게 긴장을 할 것 같은데, 첫 구를 던지고 나면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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