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빈이가 다음 아시안게임 간대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돌아온 투수 문동주(20·한화)를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본 후배가 있었다. 신인 내야수 문현빈(19)이었다. 문동주는 “다음에 같이 가면 되겠네”라고 말했고, 문현빈도 “다음 아시안게임에 같이 가겠습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반색한 문동주는 “현빈이가 다음 아시안게임 간대요”라고 재차 확인하며 3년 뒤 2026년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동반 승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노시환과 문동주는 앞으로도 부상이나 큰 부진을 겪지 않는 이상 계속 대표팀에 나갈 것이다. 여기에 문현빈이나 김서현, 새로 들어온 황준서 등이 다음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열심히 해야 한다”며 팀 내 다음 태극마크 후보 중 한 명으로 문현빈을 꼽았다.
문현빈도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고교 시절 국가대표에 나간 선배님들을 봤을 때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프로에 온 뒤 같이 뛰었던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간 것을 보니 부럽더라”고 솔직하게 말한 문현빈은 “원래는 더 잘해서 국가대표는 나중에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빨리 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기회가 되면 국가대표로 나가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동갑내기 친구인 포수 김동헌(키움)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다는 문현빈은 “제가 꼭 잘해서 2026년 아시안게임에는 (문)동주형과 같이 가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당장 국가대표 승선은 아니지만 미래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시즌 종료 후 일본 미야자키로 넘어가 교육리그를 마치고 한화의 마무리캠프에 참가 중이던 문현빈은 6일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소집 훈련에 합류했다. 정식 선수와 예비 선수로 신분은 다르지만 문동주와 함께 나란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둔 정우영, 문보경(이상 LG), 박영현(KT), 내복사근 부상 중인 강백호(KT)가 첫 소집 훈련에 빠진 가운데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20명 중 7명이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문현빈을 비롯해 투수 조병현(SSG), 이병헌(두산), 김태경(상무), 포수 허인서(상무), 내야수 한태양(상무), 나승엽(롯데)이 대구 캠프에 합류했다.
대표팀 최종 엔트리는 오는 14일까지 예비 엔트리 내에서 교체가 가능하다. 한국시리즈 일정과 선수들의 컨디션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시 선수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대구에 온 7명 중 대체 선수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정식 엔트리는 아니지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문현빈에게는 아주 강력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우투좌타 내야수 문현빈은 데뷔 첫 해부터 1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순수 신인 중 최다 137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6리(428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 OPS .686으로 활약했다. 고졸 신인 타자로는 역대 4번째 많은 안타를 치며 타격 재능을 보였다. 시즌 중반까지 낯선 포지션인 중견수로 출장 비율이 높았지만 8월 중순부터 원래 자리인 2루수로 기회를 늘려나갔다. 2021년 골든글러브 2루수 정은원과 본격적인 주전 싸움을 펼치며 팀 내 경쟁 바람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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