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팬들의 곁을 잠시 떠난 ‘신인왕 출신’ 소형준(22)이 내년 6월 복귀를 목표로 착실히 재활을 진행하고 있다.
소형준은 최근 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먹고 자면서 잘 지내고 있다. KT의 가을야구를 보니 던지고 싶기도 하고 야구장의 열기가 그립기도 한데 긍정적인 마음으로 재활을 잘 진행하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서 KT 1차 지명된 소형준은 첫해 26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 활약 속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이듬해 7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2차전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소형준은 지난해 27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로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소형준은 프로 4년차인 올해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45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원인은 부상이었다. 지난 5월 10일 수원 NC전에 선발로 나선 그는 1회부터 구속 저하 및 제구 난조를 겪으며 고전했다. 이후 4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박건우를 상대하던 도중 마운드에서 이탈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기록은 3⅔이닝 7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4실점.
이튿날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파열 소견이 나왔다. 우측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면서 장기 재활을 요하는 토미존 서저리를 받게 됐다. 소형준은 정밀검진을 한 차례 더 받은 뒤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조기에 접었다.
어느덧 재활을 진행한지도 반년이 흐른 상황. 소형준은 “이제 쉐도우피칭을 다해서 11월 둘째 주부터 공을 던진다. 한국에서 25m까지 던진 뒤 재활 캠프를 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몸 상태를 밝히며 “빠르면 6월, 늦으면 7월에 복귀한다는 목표를 갖고 준비 중이다. 물론 이제 공을 던지기 시작하는 단계라서 계속 팔을 체크하면서 봐야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야구를 한 뒤 처음으로 장기 재활을 진행 중인 소형준. 조급함은 없었을까. 소형준은 “처음에는 조급했는데 다시 잘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야구하면서 한 번은 수술을 했을 것이다. 그게 빨리 찾아온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앞으로 안 아프게 야구할 수 있는 준비 기간이다”라고 긍정 마인드를 뽐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이렇게 쉰 기간이 없다. 다시 준비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하고,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 요즘에도 책도 읽는다”라고 덧붙였다.
KT는 소형준의 부재에도 꼴찌에서 정규시즌 2위로 도약해 플레이오프 3승 2패를 거쳐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 원투펀치에 고영표까지 더해진 막강 선발진이 일등공신이었다.
소형준은 “정규시즌 때는 선발 형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없어도 너무 다들 잘한다. 미안한 마음보다 응원하는 마음이 더 크다”라며 “특히 쿠에바스가 대단하고 멋지다. 플레이오프 1차전 때는 힘이 많이 들어갔다고 했다. 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4차전 투구를 보고 작년 타이브레이커 때의 쿠에바스가 생각났다”라고 밝혔다.
소형준이 재활하는 동안 유신고 2년 후배인 박영현 또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비롯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내며 팀의 셋업맨을 담당하게 됐다. 소형준은 “(박)영현이가 너무 커서 내가 더 이상 해줄 이야기가 없다. 스스로 경험을 하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오히려 내가 영현이에게 배워야할 것 같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소형준은 지금의 재활 속도라면 내년 올스타 휴식기에 앞서 1군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소형준은 “앞으로 더 좋은 피칭을 하기 위해선 매커니즘을 만들고 수정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으니 잘 수정해가면서 더 좋은 공, 힘 있는 공을 던지도록 하겠다. 재활을 잘 마치고 돌아오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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