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만 만나면 리듬 좋아져” 자신만만했는데…ERA 7점대 ‘쌍둥이 킬러’ 부활 절실하다 [KS]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07 07: 20

한때 “LG만 만나면 리듬이 좋아진다”라며 LG전을 즐겼던 고영표(32·KT 위즈). 대망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둔 지금 ‘쌍둥이 킬러’ 고영표의 부활이 절실한 KT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7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는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 선발투수로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예고했다. 
이 감독은 “지금 무슨 생각이 있겠나. 선발 로테이션 상 순서가 고영표다. 의외로 깜짝 발표를 하려다가 순리대로 가기로 했다”라고 고영표를 1차전 선발로 낙점한 이유를 밝혔다. 

5회말 1사 1루에서 KT 고영표가 NC 김형준을 3루땅볼 병살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3.11.02 /jpnews@osen.co.kr

2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KT 선발 고영표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11.02 / dreamer@osen.co.kr

사령탑의 말대로 KT가 특별히 LG를 겨냥해 고영표를 선발 예고한 건 아니다. NC와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치르면서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와 2선발 웨스 벤자민 카드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 쿠에바스는 지난 3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사흘 휴식 후 등판해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벤자민은 5일 최종 5차전 선발이었다. 이에 2일 3차전에 나섰던 고영표가 나흘 휴식을 갖고 한국시리즈 1차전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2회말 수비를 마친 KT 고영표가 박수를 치고 있다. 2023.11.02 /jpnews@osen.co.kr
올 시즌 고영표의 기록을 보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손색이 없다. 고영표의 2023시즌 성적은 28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로, 퀄리티스타트 21회로 공동 2위(토종 1위), 평균자책점 6위(토종 2위), 다승 공동 5위(토종 2위)에 올랐다. 토종 선발 가운데 유일하게 리그를 지배한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지난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3차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무실점 호투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KT는 고영표의 호투에 힘입어 벼랑 끝에서 탈출한 뒤 4, 5차전을 내리 따내며 KBO리그 역대 3호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을 이뤄냈다. 
1회말 KT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2023.11.02 /jpnews@osen.co.kr
고영표는 리그 정상급 선발로 거듭난 2021년 트윈스 킬러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6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1.73의 압도적 강세를 보이며 LG 타선에 ‘고영표 공략’이라는 고민을 안겼다.
고영표는 이듬해 4월 19일 잠실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기세를 이었고, 당시 인터뷰에서 “이상하게 LG만 만나면 타이밍, 리듬이 좋아진다. LG를 상대하면 좋아지는 게 신기하다. 작년에도 계속 안 좋다가 잠실에 오거나 수원에서 LG를 만나면 좋아졌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고영표의 LG전 강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작년 5월 19일 수원 경기 5⅓이닝 5실점 패전을 비롯해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11로 급격히 성적이 악화됐다. 그리고 평균자책점 부문 커리어 하이(2.78)를 쓴 올해도 LG를 만나 4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크게 흔들렸다. 
KT 위즈 고영표가 6회말 2사 1루 NC 다이노스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고 주먹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2023.11.02 / foto0307@osen.co.kr
4월 2일 수원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 무실점으로 몸을 푼 고영표는 5월 18일 잠실에서 4⅔이닝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7월 26일 수원에서 7이닝 1실점으로 반짝 반등했지만 9월 7일 수원에서 다시 6이닝 6실점 난조로 다시 패전을 당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맞아 KT의 막강 선발야구를 경계하고 있다. 염 감독은 “KT가 선발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올라왔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우리 타자들이 KT 선발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느냐가 키포인트라고 생각한다”라며 “여기에 포스트시즌을 통해 확실한 구원 1명을 만들어서 뒷문에 총 3명을 보유하고 있다. 선발을 공략하지 못하면 경기를 쉽게 할 수 없다는. 선발 공략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플레이오프 3차전 MVP KT 고영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1.02 /jpnews@osen.co.kr
염 감독이 경계하는 선발야구의 중심에 선 선수가 바로 고영표다. 쿠에바스, 벤자민 원투펀치가 NC 상대로 2경기씩 등판해 체력을 소진한 상태에서 고영표가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그랬듯 1차전을 잡아준다면 보다 수월한 마운드 운영이 가능해진다. 고영표, 쿠에바스, 벤자민에 이어 나오는 4선발의 어깨 또한 가볍게 만들 수 있다. 
한때 LG만 만나면 리듬이 좋아졌던 고영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트윈스 킬러의 부활이 절실한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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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말 수비를 마친 KT 고영표가 야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2023.1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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