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반 타의반’이었지만, 이 악물고 재편…꼴찌 후보→가을야구 복귀, 안개 걷힌 NC의 미래는 밝았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1.06 09: 00

자의반 타의반으로 리빌딩과 선수단의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악물어야 했고 고통의 시간도 감내해야 했다. 모두가 안개속의 미래라고 했지만 안개가 걷히자 NC 다이노스에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NC는 지난 5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로써 NC는 플레이오프 2승을 선점하고도 3연패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정규시즌 4위로 3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복귀한 NC는 파죽지세로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질주했다. 매 경기 미친 선수의 등장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지배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1경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3경기) 그리고 KT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까지 포스트시즌 6연승을 달렸다.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시작하면 포스트시즌 9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해태 타이거즈가 1987년부터 1988년 기록했던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리그 역대 최고의 왕조에 버금가는 가을야구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KT가 기적같은 리버스 스윕으로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1~2차전을 패배한 KT는 3~5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오는 7일 LG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마치고 NC 강인권 감독이 KT 이강철 감독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11.05 / dreamer@osen.co.kr

경기를 마치고 NC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1.05 /jpnews@osen.co.kr

2020년 통합 우승이후 NC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구단 창단 이래 불펜진의 핵심 역할을 하고 통합 우승의 주역이었던 임창민(키움) 김진성(LG) 등 여전히 건재하다고 볼 수 있는 투수들을 내보내면서 영건 위주의 필승조들을 구축하려고 했다. 
야수진에서도 리빌딩과 재편의 속도가 급속도로 진행됐다. 야수진의 재편은 타의에 의한 경우가 더 많았다. FA 시장에서 변수들이 발생했다. 2021년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잔류 가능성이 높았던 나성범을 고향팀 KIA의 공격적인 베팅(6년 150억 원)에 손을 쓰지 못했고 뺏겼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쳤지만 그래도 리그 최고의 컨택 능력을 자랑하는 손아섭(4년 64억 원) 박건우(6년 100억 원)를 영입하면서 공백을 최소화 했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 18 2022.04.16 / foto0307@osen.co.kr
경기종료 후 두산 양의지가 NC 김형준의 볼을 잡으며 준PO 진출을 축하해주고 있다. 2023.10.19 / soul1014@osen.co.kr
그런데 2022년 시즌이 끝나고는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내부 FA만 7명에 달했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지만 결국 3명의 선수를 내보내야 했다. 최우선으로 잔류시켜야 했던 안방마님 양의지는 친정팀 두산의 적극적인 구애에 다시 손을 놓아줘야 했다,. 양의지는 4+2년 152억 원에 두산으로 컴백했다. 뒤이어 주전 유격수이자 장타력 갖춘 내야수 노진혁도 롯데의 4년 50억 원 제시에 팀을 옮겼다. 키움과 4년 25억 원에 FA 이적한 원종현은 협상의 우선순위에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우승 마무리 투수를 잃게 됐다. 불펜진 재편과 리빌딩의 연장선이었지만 출혈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감독대행을 맡으며 5강 경쟁을 했던 강인권 감독과 정식 계약을 맺은 첫 해였지만 재편 과정을 거치며 물음표가 많은 전력이 됐다. 4년 간 53승을 거둔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떠나는 등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바꿨다. NC는 올해 꼴찌 후보로 꼽혔다. 선수단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외부의 평가가 그랬다. 미지의 선수단이었고 안개속의 시즌이었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이라도 이를 악물고 선수단을 재편한 결과는 모두가 바라던 모습으로 이어졌다. 안개가 걷히자 NC는 향후 10년 정도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선 외국인 에이스 루친스키의 자리는 에릭 페디가 모자라지 않게 채웠고 나아가 20승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의 트리플크라운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비록 포스트시즌 어깨 피로 때문에 1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페디가 있었기에 NC는 가을야구 질주를 이어갈 수 있었다.
KT가 기적같은 리버스 스윕으로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1~2차전을 패배한 KT는 3~5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오는 7일 LG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9회초 공격 때 NC 페디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11.05 / dreamer@osen.co.kr
8회말 NC 류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2023.10.30 /jpnews@osen.co.kr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5회말 1사 2루 상황 마운드에 오른 NC 투수 김영규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11.05 / dreamer@osen.co.kr
그리고 필승조도 완전히 재편에 성공했다. 류진욱(22홀드) 김영규(24홀드)라는 좌우 파이어볼러 듀오가 20홀드 듀오로 성장하면서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김영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 특례까지 받았다. 필승조 라인은 거뜬해졌다. 
여기에 내야진도 김주원이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린 것은 물론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기점으로 리그 대표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정규시즌 실책 30개로 최다 실책을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단 한 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으면서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김주원 뿐만 아니라 내야 전천후 포지션이 가능했고 2021년 퓨처스리그 타격왕의 서호철은 올해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이며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았다. 
NC가 연승 행진이 거침없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38년 만에 대기록이다. NC는 3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유격수 김주원의 슈퍼 캐치가 승리를 지켜냈다. 9회말 2사 만루 상황 KT 오원석의 뜬공 타구를 NC 유격수 김주원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2루수 박민우와 3루수 서호철이 김주원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3.10.31 / dreamer@osen.co.kr
2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무사 KT 조용호의 땅볼 타구를 NC 유격수 김주원이 잡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2023.11.02 / dreamer@osen.co.kr
무엇보다 양의지의 공백을 걱정했던 올해였다. 양의지의 이탈 이후 FA 시장에서 박세혁을 4년 46억 원에 영입했지만 이적 첫 해에는 다소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8월 말에 콜업된 ‘포스트 양의지’로 불린 김형준이 주전 안방 마님을 꿰찼다. 역시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포수 역할을 맡으며 성장했고 포스트시즌 전 경기 선발 출장하며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가을야구를 통해 NC의 미래는 밝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안개 속의 전력은 안개가 걷히자 불투명했던 미래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고 향후 탄탄한 기반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품게 했다. 올해 가을야구는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 완벽한 전력이라고 볼 수 없고 보완해야 할 점도 확인했다. 토종 에이스 구창모는 ‘인저리 프론’의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제는 부상이 변수가 아닌 상수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포스트시즌에서 신민혁이라는 선발 자원의 성장을 확인했지만 토종 선발 문제가 시즌 내내 이어졌기에 토종 선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강인권 감독은 “국내 선발들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할 것 같다. 가을 훈련은 그 점을 중점에 둬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즌 전에 저평가를 받았지만 한마음 한 뜻으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이 아쉽긴 하지만 잘 치러줬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 치르면서 행복한 여정이었고 아름다운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라는 강인권 감독의 시즌 총평이었다. NC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T가 기적같은 리버스 스윕으로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1~2차전을 패배한 KT는 3~5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오는 7일 LG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경기를 마치고 NC 강인권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1.05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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