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가 가을 야구의 막을 내렸다. 정규 시즌 4위로 마감한 NC는 지난달 19일 두산과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준플레이오프(3승)와 플레이오프(2승 3패) 등 9경기를 치렀다. 아쉽게도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신민혁의 활약은 가장 큰 소득 가운데 하나였다.
야탑고를 졸업한 뒤 2018년 NC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은 신민혁은 2020년 1군 무대에 첫선을 보였고 17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5.79를 남겼다. 신민혁에게 2년 차 징크스는 없었다. 2021년 9승 6패(평균자책점 4.41)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4승 9패(평균자책점 4.56)에 이어 올 시즌 5승 5패(평균자책점 3.98)를 기록했다.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구창모가 수술대에 오르면서 신민혁이 가을 무대에서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됐다. '20승 에이스' 에릭 페디마저 정규 시즌이 끝날 무렵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포스트시즌 등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민혁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달 22일 SS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신민혁은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신민혁의 활약이 없었다면 4-3 승리는 불가능했을 터.
강인권 감독은 경기 후 "먼저 선발 투수 신민혁이 너무 좋은 투구를 해줬다. 이어서 김영규, 류진욱, 이용찬까지 모두 자기 역할을 다했다"면서 "타선에서는 김성욱이 결정적인 홈런을 날렸다. 이어서 주자들의 도루도 나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민혁의 이름을 맨 먼저 언급했다는 건 팀 승리에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의미.
지난달 31일 KT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또한 신민혁의 몫이었다.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며 6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쓸어 담은 강인권 감독은 "신민혁이 이렇게 잘 던질 줄 예상 못했다. 확실히 큰 경기에 강한 선수 같다. 신민혁도 분명히 호투한 것도 맞지만 김형준의 운영, 투수들 이끌어가는 모습 덕에 신민혁이 빛이 난다"고 말했다.
1,2차전을 선점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을 남겨둔 NC는 3,4차전 모두 내주는 바람에 2승 2패가 됐다. 5차전 선발을 놓고 고심하던 NC는 페디 대신 신민혁을 내세웠다. 5일 벤자민과 리턴 매치를 벌인 신민혁은 4⅓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NC는 KT에 3-2 역전패를 당하며 가을 야구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번 가을 야구를 통해서 신민혁이 한 단계 발전하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강인권 감독은 5차전 종료 후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구창모가 상무 입대를 앞둔 가운데 토종 에이스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NC. 신민혁이 올 가을 무대를 통해 그 과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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