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미일(韓美日) 프로야구의 우승팀은 ‘한풀이’가 공통된 키워드다.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는 62년 만에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감격을 누렸다.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는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한국 KBO리그의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LG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KT 위즈와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1차전을 갖는다.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것은 2002년 이후 21년 만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0년 가까이 암흑기를 보냈던 LG는 2013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서서히 강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최근 10년 동안 7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9~2020년 2년 연속 4위, 2021년 3위, 2022년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가을 염경엽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고, LG는 올해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뛰는 야구로 상대를 압박했고, 주전 야수 9명이 견고했고, 두터운 불펜으로 뒷심이 강했다. 28년 동안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기적같은 드라마를 만든 KT를 꺾어야 우승 한풀이에 성공할 수 있다. KT는 NC와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패배했지만, 3~5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플레이오프에서 '패패승승승' 리버스 스윕은 역대 3번째 진기록이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LG 오지환과 임찬규는 '텍사스와 한신의 우승을 보면서 LG 선수들은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질문을 받았다.
임찬규는 "그런 기운을 받아서 우리가 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시즌 시작부터, 캠프부터 감독님의 말씀대로 하나만 생각하고 왔고 단 한 번도 의심한 적 없다. 29년 만에 큰 대업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장 오지환은 "하늘도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간절하다 보니 그렇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우리는 간절하다. 우리에게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LG 보다 더 길었던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은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한신은 5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7차전(7전 4승제)에서 오릭스 버팔로스를 7-1로 꺾고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일본 최고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버틴 오릭스를 최종전에서 무너뜨렸다.
한신은 1985년 이후 38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85년 우승 이후 준우승만 3차례(2003년, 2005년, 2014년) 기록했는데 3전4기에 성공했다. 오승환(삼성)이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일본시리즈에 진출해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다.
오카다 아키노부(66) 한신 감독은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지바 롯데 마린스에 4전 4패를 우승에 실패했다. 다시 한신 사령탑에 복귀한 오카다 감독은 개인적으로 18년 만에 센트럴리그 우승에 이어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했다. 1985년 우승 당시 선수였던 오카다 감독은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앞서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는 창단 62년 만에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텍사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하며 4승 1패로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961년 창단한 텍사스는 60년이 넘도록 월드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창단 후 가장 오랫동안 우승이 없는 팀이었다. 1996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창단 35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2010년과 2011년 연거푸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텍사스는 올해 90승 72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탬파베이(2승), 디비전 시리즈에서 볼티모어(3승)를 꺾고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라이벌 휴스턴(4승3패)을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텍사스는 애리조나와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코리 시거의 동점 투런 홈런, 연장 11회말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으로 승리했다. 2차전 패배했지만 3차전부터 3연승을 거두며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텍사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원정 11경기 11전승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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