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선수들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동료와 38년 만의 우승을 함께 했다.
한신은 지난 5일 일본 6일 일본 오사카부 오사카시 교세라돔 오사카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일본시리즈 2연패에 도전한 오릭스 버팔로즈를 7-1로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3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벌인 한신은 4회초 1사에서 모리시타 쇼타의 안타와 오오야마 유스케의 볼넷으로 1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쉘든 노이지는 선제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기세를 탄 한신은 5회 사카모토 세이시로와 치카모토 코지의 연속안타로 1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나카노 타쿠무의 유격수 땅볼이 병살타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모리시타가 1타점 2루타를 터뜨렸고 오오야마의 1타점 적시타와 노이지의 1타점 적시타가 연달아 나오면서 6-0으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한신은 9회 선두타자 치카모토가 안타로 출루했고 나카노의 진루타와 모리시타의 1타점 적시타로 7-0을 만들었다. 오릭스는 9회말 톤구 유마의 솔로홈런으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한신은 이날 승리로 4승 3패를 기록하며 1985년 이후 38년 만에 구단 역대 두 번째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선발투수 아오야기 코요는 4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마모토 히로야(⅓이닝 무실점)-이토 마사시(3이닝 무실점)-키리시키 타쿠마(⅔이닝 무실점)-이와자키 스구루(⅓이닝 1실점)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쉘든 노이지가 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두르며 이날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4안타를 포함해 일본시리즈에서 타율 4할8푼3리를 기록한 치카모토는 일본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이날 오사카 시내인 도톤보리에는 한신의 우승을 기뻐하는 팬들로 가득했다.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덕아웃에서 모두 뛰쳐나온 한신 선수들은 등번호 24번이 달린 유니폼을 들고 우승을 기뻐했다. 이 유니폼은 지난 7월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요코타 신타로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 지명을 받은 요코타는 뛰어난 툴을 보유한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1군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2군에서는 여전히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은 요코타의 편이 아니었다. 2017년 뇌종양 진단을 받은 요코타는 치료를 받고 복귀에 성공하지만 다시 병이 재발하고 시각에 문제가 생기면서 결국 2019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회복에 전념한 요코타는 지난 7월 결국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요코타의 죽음을 슬퍼한 한신 선수들은 이번 일본시리즈 기간 내내 덕아웃과 라커룸에 요코타의 등번호 24번이 달린 유니폼을 걸어두고 경기에 임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우승이 현실로 다가오자 선수들은 요코타의 유니폼을 들고 덕아웃에서 우승의 순간을 함께했다. 요코타와 함께 한신에 입단했던 동기 마무리투수 이와자키 스구루는 요코타의 유니폼을 들고 행가래를 받으며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와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