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의 유격수’ 김상수(33·KT 위즈)가 자신의 실책 2개를 안타와 결승 득점으로 만회하며 2015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김상수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1차전부터 5경기 연속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지난 4경기 타격에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17차례 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15타수 3안타 2타점, 타율 2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직전 경기였던 11월 3일 4차전은 1번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당시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1사구 1도루 1득점으로 펄펄 날며 팀의 시리즈 2승 2패 동률을 이끌었다. 수비의 경우 1~4차전까지 모두 기복 없는 안정감으로 야전 야령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운명의 5차전에서도 1번타자 유격수의 중책을 맡은 김상수. 그러나 0-0으로 팽팽히 맞선 3회 전혀 예상치 못한 참사가 발생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포구 실책을 잇따라 범하며 1사 1, 2루 위기의 빌미를 제공한 것. 김형준 타석 때는 포구 직전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는 불운을 겪었지만 김주원 타석 때의 실책은 명백한 실수였다. 느리게 굴러오는 공을 향해 달려나오다가 이를 포구하지 못했다. 유격수 수비의 달인 김상수였기에 아쉬움이 더욱 짙게 남았다.
순항하던 KT 선발 웨스 벤자민은 후속 손아섭 상대로 첫 안타를 맞으며 1사 만루에 처했고, 서호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뼈아픈 선취점을 내줬다. 단기전에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순간이었다.
김상수는 타석에서도 주춤했다. NC 선발 신민혁을 만난 1회 중견수 뜬공을 시작으로 4회에도 중견수 뜬공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KT는 그렇게 5회까지 0-2로 끌려갔다. 이번 시리즈를 보면 4경기 모두 선취점을 차지한 팀이 승리했기에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가 엄습했다.
그런 가운데 대타 김민혁이 5회 1사 1, 3루서 극적인 동점 2루타를 때려냈고, 김상수가 2-2로 맞선 6회 선두로 나서 앞서 실책을 만회하는 우전안타를 쳤다. 김영규 상대 9구 승부 끝 귀중한 출루에 성공했다.
김상수는 이후 황재균의 우전안타 때 빠른 발을 앞세워 2루를 거쳐 3루에 도달했고, 앤서니 알포드의 볼넷으로 계속된 만루서 박병호의 병살타가 나온 가운데 홈을 밟으며 2-2의 균형을 깼다.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결승 득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김상수는 2023시즌에 앞서 4년 29억 원에 정든 삼성을 떠나 KT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예상치 못한 실책 2개로 지옥을 맛봤지만 타석에서 이를 말끔히 만회했고, 결국 2015년 이후 무려 8년 만에 대망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과거 삼성 시절 왕조 유격수로 불렸던 김상수가 KT를 V2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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