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길이 잘 다져놓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물음표도 있지만 김하성이라는 성공 사례가 불안 요소를 제거하고 있다. 3년 전 김하성보다 두 배 많은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 ‘CBS스포츠’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올겨울 메이저리그 FA 랭킹 50위를 발표하며 이정후를 15위에 올려놓았다. 외야수 중에선 3위 코디 벨린저, 11위 케빈 키어마이어에 이어 3번째 높은 순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랭킹을 매긴 R.J. 앤더슨 기자는 ‘이정후는 7월에 발목 골절 부상을 당해 시즌이 끝났지만 주루와 수비에서 모두 상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공을 맞히는 타격 기술도 상당히 뛰어나다’며 올해 이정후의 KBO리그 컨택률(91%), 패스트볼에 대한 컨택률(97%)을 근거로 삼았다.
이어 ‘통산 홈런 65개 중 23개가 2022년에 나온 이정후는 거포가 아니다. 수비와 주루에서 기여하기 위해 기여하기 위해선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돼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부상을 불안 요소로 꼽았다.
수비, 주루도 중요하지만 이정후는 결국 타격으로 승부해야 한다. 앤더슨 기자는 ‘구단들은 항상 KBO리그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투수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 우려한다. 하지만 이정후의 전 소속팀 동료였던 김하성이 좋은 활약을 하고 있어 안심해도 될 것 같다’며 이정후를 긍정적으로 봤다.
2017~2020년 4년간 KBO리그 히어로즈에서 이정후와 함께한 김하성은 올해 메이저리그 3년차가 됐다.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80타점 84득점 75볼넷 124삼진 38도루 출루율 .351 장타율 .398 OPS .749로 타격에서도 크게 스텝업하며 이정후에 대한 평가도 끌어올렸다.
지난 9월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한국에 좋은 선수들, 젊은 인재들이 많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게 된다.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잘해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있다. 더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꿈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고 책임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하성 성공 효과를 이정후가 누리게 되면서 몸값 상승도 예상된다. 지난 3일 디애슬레틱 잭 브리튼 기자는 주요 FA 선수들의 계약 규모를 예상하면서 이정후가 4년 5600만 달러가 계약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1년 보장 28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하성보다 두 배 높은 금액이다.
포스팅으로 건너간 한국인 선수 중 최고액 계약은 투수 류현진이 갖고 있다. 2012년 12월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으로 건너갔다. 다저스가 류현진의 원소속팀 한화 이글스에 전한 2573만7737달러 포스팅 금액을 합하면 류현진 투지 비용만 무려 6173만7737달러에 달했다.
여전히 깨지지 않는 기록인데 이정후의 몸값이 11년 전 류현진을 능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먼저 길을 닦아놓은 선배 류현진과 김하성의 지분이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