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으로 퍼레이드를 펼쳤다. 무려 70만명 군중이 몰렸다.
텍사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있는 홈구자 글로브라이프필드 주변 2마일 구간을 따라 2시간가량 우승 퍼레이드 행사를 가졌다. ‘AP통신’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링턴 소방 당국은 40만명에서 70만명의 팬들이 퍼레이드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텍사스는 지난 2일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창단 첫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1961년 창단 후 62년 만에 일궈낸 감격의 첫 우승으로 텍사스 지역 전체가 들썩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3번이나 정상으로 이끈 뒤 텍사스 부임 첫 해부터 우승의 한을 푼 브루스 보치 감독은 팬들을 향해 “월드시리즈 우승은 언제나 특별하지만 첫 우승은 더욱 좋다”며 “시즌 전 스프링 트레이닝 때 선수들과 우승에 대해 얘기했다. 특별한 무언가를 해보자고 했는데 우리는 특별한 일을 해냈고, 여기서 팬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며 기뻐했다.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유격수 코리 시거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지난 2020년 LA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으나 당시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우승 퍼레이드는 없었다. 시거에게도 우승 퍼레이드는 처음이었다.
팬들 앞에 선 시거는 “한마디만 하겠다. 텍사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고 말하자 팬들이 크게 호응하며 MVP를 연호했다.
시거의 발언은 지난달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겨냥한 것으로 현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휴스턴은 텍사스와 시즌 막판까지 지구 1위 경쟁을 했고, 승차 없이 상대 전적에서 앞서 우승했다.
우승 확정 후 축하 파티 때 휴스턴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은 “많은 사람들이 휴스턴이 지구 우승을 못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한다. 결코 모를 것이다”고 말했다. 팀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한 것이지만 듣기에 따라선 경쟁팀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AL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텍사스는 휴스턴을 4승3패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며 설욕했다. 그리고 브레그먼의 말을 시거가 그대로 따라했다. 평소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등 점잖은 성격인 시거가 준비한 것 같은 자극 발언을 하자 더 큰 화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