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승 이후 2연패로 플레이오프 수세에 몰린 NC가 5차전에서 ‘최고 투수’ 에릭 페디(30)를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5차전 선발이 페디가 아니다.
5일 오후 2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KBO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5차전 선발투수로 NC 우완 신민혁과 KT 좌완 웨스 벤자민이 4일 예고됐다.
당초 순서대로라면 페디가 5차전에 나설 차례다. 페디는 지난달 30일 수원에서 열린 PO 1차전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으로 KT 타선을 잠재우며 승리투수가 됐다. NC의 선승을 이끈 완벽 투구였다.
당시 투구수도 98개로 100개를 넘지 않았다. 5일을 충분히 쉬고 5차전에 나설 차례였지만 제동이 걸렸다. 강인권 NC 감독은 3일 4차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지금 페디의 컨디션이 100%로 회복되지 않았다. 고민을 하고 있다. 내일(4일) 아침 컨디션 체크해보고 결정하겠다”밝혔다.
4일 예고된 선발은 결국 페디가 아니라 신민혁이었다.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16일 광주 KIA전에서 6회 고종욱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고 교체됐다. 단순 타박상으로 큰 부상을 피했지만 회복 과정이 필요했고, SSG와의 준PO는 건너뛰었다.
NC가 3연승으로 준PO를 끝내면서 페디에게 가을야구 기회가 왔다. 2주 만의 등판이 된 PO 1차전에서 최고 155km 빠른 투심 패스트볼(37개)을 뿌리며 스위퍼가 포함된 커브(49개), 체인지업(7개), 커터(5개)로 호투했다.
수원 원정에서 1~2차전을 잡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겨뒀던 NC는 창원 홈에서 3~4차전을 내줬다. 2승2패 동률이지만 흐름상 NC가 수세에 몰렸다. 마지막 5차전에서 최고의 에이스 카드를 쓰지 못하는 게 아쉽다. 구원으로 불펜 대기할 수도 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어렵다.
강인권 감독은 “신민혁도 나쁘지 않다”고 기대했다. 신민혁은 올가을 NC의 깜짝 히트 상품이다. 지난달 22일 SSG와의 준PO 1차전에서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고, 31일 KT와의 PO 2차전에도 6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했다. 2경기 12이닝 무실점으로 빅게임 피처 면모를 보이며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km로 빠르지 않지만 코너워크를 자유자재로 할 만큼 제구가 좋고, 주무기 체인지업이 위력적이다.
2연패 이후 2연승으로 반격하며 역스윕을 노리는 KT는 벤자민이 4일 휴식을 갖고 선발등판한다. 벤자민은 PO 2차저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당시 5회 김주원의 강습 타구에 허벅지를 맞았지만 큰 이상은 없다.. 4차전 11-2 대승으로 필승조 박영현, 김재윤과 선발 요원 배제성까지 아낀 KT로선 충분히 힘을 비축한 채 총력전을 펼친다.
한편 역대 KBO 포스트시즌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1~2차전을 패한 26개 팀 중 3~5차전을 모두 이기며 역스윕에 성공한 팀은 4번으로 확률상 15.4%에 불과하다. 준PO에서 2010년 두산(롯데 상대), 2013년 두산(넥센 상대), PO에서 1996년 현대(쌍방울 상대), 2009년 SK(두산 상대)가 역스윕에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