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도 안 뛴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FA 랭킹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야수 중에선 3위에 오를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올겨울 메이저리그 FA 랭킹 50위를 발표하며 이정후를 10위로 선정했다. 외야수 중에선 2위 코디 벨린저 다음이다. 현장 정보를 바탕으로 선수 평가에 신뢰성이 높은 베테랑 칼럼니스트 키스 로가 선정한 랭캥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인 순위다.
로는 ‘이정후는 자신을 빼고 누구도 8% 이하 삼진율을 기록하지 못한 2022년 5.1%의 삼진율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며 KBO리그 MVP를 수상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KBO리그 최고의 순수 타자 중 한 명으로 뛰어난 손과 눈의 조화를 가졌다’며 이정후가 뛰어난 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갖춘 타자라고 소개했다.
이어 ‘2022년 수준에 미치진 않지만 올해 또 한 번 강력한 시즌을 보내던 중 7월에 발목이 부러져 시즌 아웃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소속팀 키움은 이와 관계없이 올 겨울에 그를 포스팅한다’며 ‘타자 친화적인 KBO에서 7시즌 동안 두 자릿수 홈런은 두 번으로 2022년 23개가 최고 기록일 정도로 변칙적인 파워를 가진 컨택 타자’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로는 ‘이정후는 2루타를 칠 수 있는 파워가 있지만 펜스를 넘길 수 있는 파워를 내기 위해선 평소 스윙과 어프로치에서 벗어날 정도로 근육을 많이 키워야 한다’고 장타에 있어 과제를 제시하며 ‘중견수로서 유능한 수비수이지만 아주빠르지 않고 범위가 넓지 않아 코너로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로는 ‘이정후는 현재 한국 최고의 타자로 그가 상대하는 투수가 메이저리그 수준은 아니지만 그 환경에서 타자에게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것을 해냈다. 하드 컨택을 많이 만들어냈고, 헛스윙을 거의 하지 않았다’며 리그 수준을 떠나 이정후가 한국에에서 쌓은 커리어를 인정했다.
‘MLB.com’도 4일 메이저리그에서 곧 볼 수 있는 한국과 일본프로야구 스타들 중에서 이정후와 에릭 페디(NC 다이노스)를 언급했다. 존 모로시 기자는 ‘이번 오프시즌에 FA로 영입할 수 있는 정상급 타자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정후는 흥미로운 옵션이다’며 거물급 타자가 부족한 시장 상황상 이정후에게 관심을 가질 팀이 많을 것이라고 봤다.
모로시 기자는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주로 중견수로 뛰었다. 2022년 커리어 하이 23홈런을 기록했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4경기 타율 4할2푼9리를 치는 등 수준 높은 국제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며 ‘2016~201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3번이나 골드글러브를 받으며 올스타에도 선정된 엔더 인시아테와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좌투좌타 중견수 인시아테는 2014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데뷔한 뒤 지난해 뉴욕 메츠까지 메이저리그 9시즌 통산 868경기 타율 2할8푼(3125타수 875안타) 42홈런 263타점 118도루 OPS .715를 기록했다. 2016~2018년 3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받을 정도로 수비가 뛰어났고, 올스타에 뽑힌 2017년 3할대(.304) 타율에 홈런 11개를 쳤다.
모로시 기자는 ‘히어로즈는 지난 1월 이정후의 포스팅을 발표하며 슈퍼스타와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KBO 포스트시즌이 진행 중이라 공식적인 포스팅은 최소 2주 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오프시즌 영향려 있는 외야수를 영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단들이다’고 행선지 전망도 내놓았다.
한편 MLB.com은 페디에 대해서도 ‘KBO에서 성장해 미국으로 복귀한 메릴 켈리는 애리조나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업계 일각에선 페디도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넘어와 선발진 한 축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올해 NC 다이노스에서 180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0으로 꾸준한 활약을 한 페디는 지난해 워싱턴 내셔널스를 떠난 뒤 갈고닦은 스위퍼로 이닝당 1개 이상 삼진을 잡아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