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 복귀 1년 만에 방출됐다. 4경기만 던지고 허리 수술로 시즌이 끝난 드류 루친스키(35)가 KBO 역수출 실패 사례로 남았다.
미국 휴스턴 지역 방송 ‘KPCR2’ 아리 알렉산더 기자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루친스키에 대한 2024년 구단 옵션 500만 달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루친스키는 FA로 풀렸다.
알렉산더 기자는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 던졌고, 2019~2022년 KBO에서 괴물 같은 활약을 했다’며 ‘허리 수술을 받은 루친스키는 2024년에도 시즌 일부를 놓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전한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도 ‘예상된 결정이었다’며 ‘오클랜드는 지난 오프시즌 루친스키와 300만 달러 보장 계약을 했다. KBO NC 다이노스에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한 루친스키를 저렴한 가격에 영입한 것이었다’며 ‘부상으로 인해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루친스키의 노력이 좌절됐다’고 설명했다.
루친스키는 2019~2022년 4년간 NC 에이스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121경기(732⅔이닝) 53승36패 평균자책점 3.06 탈삼진 657개.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2022년에도 31경기(193⅔이닝) 10승12패 평균자책점 2.97 탈삼진 194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30대 중반 나이였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미국에 복귀했다. 올해 연봉 300만 달러 보장에 내년 500만 달러 구단 옵션이 포함된 1+1 계약이었다. 스몰마켓인 오클랜드에서 나름 큰돈을 투자해서 데려왔다.
그러나 시범경기부터 3경기 평균자책점 6.97로 불안감을 보인 루친스키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개막 로스터 합류가 불발됐다. 4월말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지만 4경기에서 4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무너졌다. 18이닝 동안 볼넷 14개로 제구가 흔들렸고, 홈런만 5개를 맞는 등 투구 내용이 너무 안 좋았다.
포심 패스트볼 구위가 정상이 아니었다. 지난해 KBO리그에선 PTS 기준 평균 148.7km 포심 패스트볼을 뿌렸지만 올해 메이저리그에선 89마일(143.2km)로 5km 넘게 떨어졌다. 마지막 경기였던 5월16일 애리조나 다아이몬드백스전에선 88마일(141.6km)에 그칠 정도로 구속 저하가 심각했다.
확실히 몸이 정상이 아니었다. 이후 위장병으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루친스키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퇴행성 허리 질환으로 7월에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된 것이다. 내년 시즌 초중반까지 공백이 불가피하다. 성적으로나 몸 상태로나 오클랜드가 500만 달러 구단 옵션을 실행할 이유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많이 던진 영향이 없지 않아 보인다. 루친스키는 NC에서 4년 연속 177이닝 이상 던진 이닝이터였다. 이 기간 리그 최다 732⅔이닝을 소화하며 1만1644구를 던졌다. 모두 리그 최다 기록. 같은 기간 루친스키 다음으로 많은 이닝과 공을 던진 에릭 요키시도 올해 6월 내전근 부분 파열 부상으로 키움 히어로즈를 떠났다. 둘 다 30대 중반 나이에 많은 투구량이 쌓인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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