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KT 황재균과 앤서니 알포드가 긴 침묵에서 깨어났다.
KT는 지난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1-2로 크게 이겼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KT 타선은 장단 14안타를 때려내며 상대 마운드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타자 가운데 황재균과 알포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황재균은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12타수 2안타로 부진한 모습을 드러냈다. 정규 시즌 타율 2할8푼9리(491타수 142안타) 15홈런 70타점 83득점 17도루로 KT의 플레이오프 직행에 큰 공을 세웠던 알포드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3볼넷 5삼진에 그쳤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아무래도 경기 감각을 무시할 수 없다. 4경기째 하니까 조금은 경기력이 풀릴 것 같다"고 주춤했던 타자들이 제 모습을 되찾길 기대했다.
황재균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2회 1사 1,3루서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날려 3루 주자 배정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NC 두 번째 투수 이재학과 볼카운트 2B-0S에서 3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측 외야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25m.
6회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한 알포드는 8회 맨 먼저 타석에 들어섰다. NC 네 번째 투수 이용준과 3B-0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직구를 공략해 120m 짜리 좌중월 1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11-0. KT는 NC를 11-2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2패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타선이 터지기를 바랐는데 1회부터 생각대로 해줬다. 선취점을 냈고 타선이 터졌다. 플레이오프 치고는 편한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타자들의 고른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알포드의 타격감 회복세에 대해 "볼카운트 3B-0S에서도 일부러 타격하게 했다. 계속 감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빼지 않고 썼다"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또 "황재균은 너무 잘하려고 해서 내가 다운시켰다"면서 "타격에서 잘해줬다. 얼굴도 밝아졌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안방에서 1,2차전 모두 내주는 바람에 벼랑 끝 위기에 처했던 KT는 3,4차전을 쓸어 담으며 기분 좋게 수원으로 돌아갔다. 오는 5일 홈그라운드에서 한국시리즈 진출 여부를 놓고 NC와 진검 승부를 벌인다.
그동안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황재균과 알포드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건 4차전의 또다른 소득이자 5차전 승리를 향한 기대치를 높이는 요소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