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창단 첫 우승으로 월드시리즈가 끝난 메이저리그는 이제 FA 정국이다. FA 선수들은 월드시리즈 다음날인 3일(이하 한국시간) 자격 취득을 했다. 원소속구단들은 8일까지 5일간 우선 협상 권리를 갖는다. 9일부터 본격적인 FA 시장이 열린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4년 8000만 달러 FA 계약이 끝난 류현진의 거취가 가장 관심을 모은다. 류현진은 빅리그 잔류를 우선 순위로 보고 있고, 연봉 1000만 달러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1000만 달러는 돼야 선발로 가치를 인정받고, 확실하게 입지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어느 유니폼을 입든 내년에도 ‘빅리거 류현진’은 변함이 없을 듯하다. 미국 ‘뉴욕포스트’ 저명 기자 존 헤이먼은 지난 3일 ‘오타니 쇼헤이(팔꿈치 부상), 훌리오 유리아스(가정폭력 혐의)가 이탈했지만 올겨울 메이저리그 FA 선발투수 시장은 탄탄하다’며 16명의 선수들에 대한 계약을 예상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익명의 전문가 2명을 더해 3명이 FA 선발들의 계약 규모를 예측했다.
류현진은 16명의 주요 FA 선발 중 15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에 대해 헤이먼 기자는 ‘견고한 마무리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낼 것이다’고 설명한 뒤 1년 1200만 달러를 예상했다. 전문가1은 1년 1300만 달러를, 전문가2는 인센티브 포함 1년 1000만 달러를 예측으로 내놓았다.
못해도 1000만 달러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또 다른 매체 ‘디애슬레틱’ 팀 브리튼 기자도 지난 2일 fWAR과 최근 10년간 비슷한 성적을 낸 FA 선수들의 계약을 근거로 물가 상승을 고려해 FA 투수 계약을 예측했는데 류현진의 경우 1년 110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봤다.
1000만 달러는 현재 환율로 우리 돈 131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KBO리그 역대 최고 연봉 81억원을 받은 김광현(SSG 랜더스)보다 무려 50억원 더 많다. 류현진의 현재 가치는 KBO리그에서 감당할 수 있는 사이즈가 아니다.
올해 KBO리그에 도입된 팀 연봉 총액 상한 제도 샐러리캡(114억2638만원)으로 인해 친정팀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에게 무한정 높은 금액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50~60억원 정도 여유 공간이 있는 한화이고, 1회 초과시 제재금까지 계산하더라도 류현진의 대폭적인 홈 디스카운트가 있어야 복귀가 가능하다.
힘이 있을 때 한화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한 류현진은 한국 복귀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10년이 넘는 미국 생활로 심신이 지치기도 했고, 한화 시절 함께한 후배들이 건재할 때 같이 뛰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수요가 있는 선수이고, 현실적인 금액 차이를 감안할 때 한화 복귀는 정말 큰마음 먹지 않으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