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 다카쓰 신고 야쿠르트 스왈로스 감독과 만나 야구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운 국가대표 외야수 출신 이택근은 "일본 야구에 대해 배우고 싶었던 부분이 상당히 많았는데 감독님과 오랜만에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야쿠르트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일본 야구에 대해 제대로 공부할 예정이다.
"언젠가는 현장 지도자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최강 야구를 통해 투수 공부를 더 하고 싶었다"고 밝힌 이택근은 미국(시카고 화이트삭스, 뉴욕 메츠), 일본(야쿠르트 스왈로스), 한국(우리 히어로즈), 대만(싱농 불스) 등 4개 리그에서 뛰었고 해설위원과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서 일본시리즈 우승 경험까지 갖춘 명투수 출신 다카쓰 감독으로부터 투수 육성 방법과 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들었다.
이택근에 따르면 다카쓰 감독은 한국과 일본 아마추어 야구계의 투구 수 제한이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팔에 무리가 갈 만큼 투구 수가 늘어나면 문제겠지만 많이 던질 수 있도록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일본 야구도 트레이닝의 비중이 많이 높아졌다"는 게 다카쓰 감독의 설명.
다카쓰 감독은 미국 무대에서 뛸 때 팔꿈치 통증이 심했는데 수술 대신 트레이닝을 택했다. 지금껏 살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가장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만큼. 이택근은 "감독님께서 '수술 대신 트레이닝을 택한 덕분에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다카쓰 감독은 이택근에게 "리그마다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 선진 야구의 좋은 점을 받아들이며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무엇보다 탄탄한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다카쓰 감독의 생각. 이택근은 "일본은 투수력이 워낙 좋다 보니 다득점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수비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았다. 수비 포메이션 또한 아주 디테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투수 운용에 계산이 서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다카쓰 감독을 만나기 위해 일본을 건너간 이택근은 "이번에 일본 야구를 직접 지켜보고 느낀 게 야구장 규모 등 특성에 따라 수비 포메이션의 변화가 굉장히 심하고 디테일하게 이뤄지는 게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이택근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 '행복'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신 게 인상적이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야구를 통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았다"면서 "선수들을 대할 때 권위 의식을 내세우기보다 진심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클럽 하우스 분위기를 주도하는 베테랑 선수들과 자주 식사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부분도 와닿았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던 다카쓰 감독이 한국 무대에 진출하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일본 출신 외국인 선수가 흔치 않았기에 한국행을 결심하기까지 장고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다카쓰 감독은 이택근에게 "낯선 무대에서 뛰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야구하는 건 다 똑같더라. 한국에서 1년밖에 안 뛰었지만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다카쓰 감독의 훌륭한 커리어보다 한국 야구를 존중하는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가장 기억이 남는 게 당시 우리나라 야구장 시설이 많이 낙후되어 있는데 다카쓰 감독 같은 대선수가 라커룸에 쪼그려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마운드에 오르면 최선을 다해 던지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택근은 또 "감독님께서 내년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일본 야구에 대한) 공부를 하자고 말씀해주셔서 내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