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NC와 KT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창원NC파크. 낯익은 얼굴이 야구장을 찾았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였다. 그는 롯데 시절 함께 뛰었던 손아섭(NC 외야수)에게서 티켓을 받아 지인과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전준우는 지난달 24일 김태형 신임 감독 취임식 때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연히 포스트시즌 경기는 보고 있다. 포스트시즌을 하는 거 자체가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또 "손아섭과는 거의 매일 연락한다. 좋아하는 동생이 잘하니까 정말 좋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T에는 황재균이 있다. 좋아하는 동생들이 있는 NC와 KT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면 직접 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생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창원NC파크를 찾은 것.
후드티를 입고 모자를 덮어썼지만 떡 벌어진 어깨만 봐도 전준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월드 스타를 만나게 된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전준우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사인 및 셀카 요청을 했다. 이에 전준우는 팬들의 요청에 일일이 응해주는 스윗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주고와 건국대를 졸업한 뒤 2008년 롯데에 입단한 전준우는 1군 통산 161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6039타수 1812안타) 196홈런 888타점 996득점 133도루를 기록했다. 올 시즌 138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493타수 154안타) 17홈런 77타점 80득점 9도루로 팀내 타자 가운데 최고의 성적을 남겼다.
전준우는 첫 FA 자격을 얻은 뒤 4년 최대 총액 34억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당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전준우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도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았다. 팬들 조차 전준우의 계약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되는 그는 첫 번째 계약과는 달리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고 오로지 끊임없는 노력만으로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단 한 번도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없었고 팀원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다. 구단 안팎에서 전준우에 대한 평판은 아주 좋다.
새롭게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도 실력, 경험, 인품, 리더십을 모두 갖춘 전준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형호의 순항을 위해 '클럽 하우스의 진정한 리더' 전준우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롯데 구단 첫 공채 출신 단장인 박준혁 단장 또한 전준우를 신인 시절부터 지켜봤다. 특히 선수단 지원 부서에 근무하며 전준우가 어느 만큼 좋은 선수이자 좋은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올해는 관중석에 앉아 남의 잔치를 지켜봤지만 내년에는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