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각기 다른 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했다. 메이저리그를 넘어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첫 행운아가 탄생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좌완 불펜투수 윌 스미스(34)그 그 주인공이다.
텍사스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2023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창단 첫 우승을 확정지으면서 스미스는 3년 연속 우승 반지를 손에 넣는 기쁨을 누렸다.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지난해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올해 텍사스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스미스는 북미 4대 프로스포츠(MLB·NFL·NBA·NHL) 통틀어 최초로 3개 팀에서 3년 연속 우승한 선수이 됐다.
3승1패 리드를 잡은 4차전을 마친 뒤 스미스는 “어렸을 때 집 앞마당에서 공 놀이를 하며 야구에 처음 빠질 때부터 월드시리즈 7차전, 3-2로 앞선 9회말 꿈꿔왔다”며 “운이 좋게도 3년 연속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다. 당연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운이 따라야 하지만 스미스 말처럼 단순히 운으로만 치부할 순 없다.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터에 드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월드시리즈 무대에 나갈 정도면 매우 강팀이고, 그 안에서 26인 로스터에 들기 위해선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난 2012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스미스는 밀워키 브루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틀랜타, 휴스턴, 텍사스 등 6개 팀을 거치며 11시즌 통산 573경기(17선발·611이닝) 33승41패113세이브115홀드 평균자책점 3.67 탈삼진 71개를 기록 중이다.
데뷔 첫 해에만 선발로 던지고, 이후 10시즌은 불펜에 집중했다. 2018~2019년 샌프란시스코 시절 현재 텍사스를 이끄는 브루스 보치 감독 밑에서 마무리로 활약하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3년 3900만 달러 FA 계약을 체결하며 2020년 애틀랜타로 이적했다.
2021년 애틀랜타에서 개인 최다 37세이브를 올린 스미스는 마무리로 월드시리즈 6차전 우승 순간을 장식했다. 그해 포스트시즌 11경기(11이닝) 2승6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하며 우승에 없어선 안 될 마무리로 활약했다.
이어 2022년에는 휴스턴에서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8월1일 트레이드 마감일에 제이크 오도리지와 트레이드되면서 휴스턴 유니폼을 입은 스미스는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세스 마르티네스 대신 로스터에 들어갔다. 6차전까지 간 월드시리즈에서 등판 기회가 한 번도 없었지만 로스터에 들어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이후 휴스턴에서 FA로 풀린 스미스는 올해 3월 텍사스와 1년 150만 달러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시즌 초반 마무리로 활약하는 등 60경기(57⅓이닝) 2승7패22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4.40으로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포스트시즌에선 5경기(3⅓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10.80으로 고전했지만 텍사스의 우승과 함께 3년 연속 멤버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우승 확정 후 ‘폭스스포츠’와 방송 인터뷰에서 스미스는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는 목표가 분명했다. 이 팀은 정말 대단한 팀이고, 그 일원이 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며 “몇몇 큰 투수들이 다쳐 빠졌지만 우리 모두 갈고닦으며 즐겁게 경기에 임했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모든 우승이 특별했지만 이번에는 꽤나 멋졌다”고 말했다.
한편 스미스에 앞서 3년 연속 각기 다른 팀에서 월드시리즈에 오른 선수는 외야수 돈 베일러(1986년 보스턴 레드삭스, 1987년 미네소타 트윈스, 1988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내야수 에릭 힌스키(2007년 보스턴,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 2009년 뉴욕 양키스)가 있었다. 3년 연속 우승은 못했다. 2020년 LA 다저스, 2021년 애틀랜타에서 2년 연속 우승한 외야수 작 피더슨은 2022년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3년 연속 도전이 좌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