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이었다. NC 다이노스 태너가 포스트시즌 3번째 등판 만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선보였다. 하지만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난타 당하고 팀이 승리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은 정 반대의 양상이었다. 태너는 호투했지만 팀은 지고 있다.
NC 다이노스 태너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의 호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105개.
시리즈 2승을 선점한 NC는 1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1경기), 준플레이오프(3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까지 모든 단계를 퍼펙트로 제압하면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할 수 있었다.
아울러 NC는 지난 2020년 한국시리즈 4차전부터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는 해태가 1987년부터 1988년까지 기록한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과 타이 기록이다. 만약 이 경기마저 승리한다면 포스트시즌 최다 10연승을 달성하게 된다. 아울러 올해 포스트시즌 7연승이 만들어지면 2000년 현대가 기록한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7연승과 타이 기록을 수립한다.
NC의 역사적인 가을의 질주가 완성될 수 있는 경기. 그런데 선발 투수가 불안하다. 태너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NC의 ‘엑스맨’이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팀의 포스트시즌 여정의 서막을 여는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고 팀은 14-9로 대승을 거뒀다.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시리즈 2승을 선점했고 1승만 더 거두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했다. 타선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태너는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난타 당하며 조기 강판됐다. 하지만 역시 팀은 7-6으로 신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3전 전승을 완성했다.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이 15.00에 달한다.
KT를 상대로는 지난 9월13일, 1경기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3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태너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경기였다.
경기 전 만난 포수 김형준은 "이전 경기들은 실투가 많았다. 실투가 안나오게끔 리드를 잘 해줘야 할 것 같다. 삼세번이라고 하지 않나. 두 번 못 던졌으면 오늘 잘 던질 것이다"라면서 이번에는 태너가 잘 던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태너는 이날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선보였다. 다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을 뿐이다.
이날 역시 태너는 1회부터 불안하게 출발했다. 1회 김상수와 황재균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 맞으면서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알포드를 하이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했고 박병호를 상대로는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1,3루에서 장성우는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1회 대량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2회에는 여지 없었다. 2회 선두타자 문상철은 다시 삼진 처리했다. 1사 후 조용호에게 빗맞은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배정대에게 122km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헌납했다. 0-2로 끌려갔고 3경기 연속 피홈런을 허용했다. 강인권 감독은 태너의 슬라이더 실투를 경계해야 하고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다시 한 번 슬라이더 실투로 홈런을 헌납했다. 이후 박경수는 3구 삼진, 김상수는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2회를 겨우 마쳤다.
3회 선두타자 황재균은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알포드에게는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1루가 됐다. 그러나 풀카운트 상황에서 1루 견제를 했고 알포드가 도루를 시도하다 누상에서 걸리며 아웃카운트가 추가됐다. 그리고 박병호를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워 3회를 마무리 지었다.
4회 선두타자 장성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시작한 태너. 그러나 문상철과 조용호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4회를 실점 없이 넘겼다.
5회에는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 선두타자 박경수를 유격수 뜬공, 김상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황재균을 3구 삼진으로 솎아내면서 5회를 마무리 지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다.
6회에는 선두타자 알포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박병호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5-4-3의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2아웃이 올라갔다. 그리고 장성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가 만들어졌다.
앞선 경기들과 달리 이날 NC 타선은 KT 선발 고영표 앞에서 침묵했다. 3안타 2볼넷 무득점의 빈공이었다. 결국 0-2로 뒤진 가운데 태너는 마운드를 내려오며 패전 투수 위기에 몰렸다. 7회부터 NC는 김영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