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32·KT 위즈)가 아들의 돌을 맞아 자랑스러운 아빠로 거듭났다.
고영표는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5구 호투를 선보였다.
타선이 1회초 무사 1, 3루 찬스를 무산시키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상황. 그러나 고영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NC 공포의 상위타선을 만난 1회말 삼진 2개를 곁들인 18구 삼자범퇴로 상대 기세를 눌렀다. 손아섭-박민우 테이블세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박건우를 풀카운트 끝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고영표는 2회초 배정대의 선제 2점홈런이 터지며 2점의 리드를 안고 2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제이슨 마틴의 우익수 뜬공에 이어 권희동을 풀카운트 끝 볼넷 출루시켰지만 오영수를 1루수 야수선택, 서호철을 2루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을 막았다.
여전히 2-0으로 앞선 3회에는 김형준을 유격수 땅볼, 김주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손쉽게 처리했다. 2사 후 손아섭 상대로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박민우를 1루수 땅볼로 잡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시 클린업트리오를 만난 4회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박건우를 3루수 땅볼, 마틴을 2루수 땅볼로 각각 돌려보낸 뒤 권희동을 11구까지 가는 승부 끝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중견수 배정대가 안타성 타구를 멋진 슬라이딩캐치로 지워냈다.
고영표는 2-0으로 리드한 5회 선두 오영수 상대로 중전안타를 맞으며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출루시켰다. 그러나 흔들림은 없었다. 서호철을 3루수 야수선택, 김형준을 병살타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5회까지 투구수는 85개.
6회에도 선두 김주원을 안타로 출루시켰다. 3루수 키를 살짝 넘기는 빗맞은 타구가 3루수 황재균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지는 불운이 따랐다. 이후 손아섭의 삼진, 김주원의 도루 실패로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고, 박민우의 볼넷으로 계속된 위기서 박건우를 삼진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이번 시리즈 KT 선발투수의 첫 퀄리티스타트였다.
고영표는 3-0으로 앞선 7회 손동현과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고영표의 올해 기록은 28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로, 최근 등판이었던 3일 수원 KIA전에서 김태군의 강습 타구에 우측 팔을 강타 당하며 한 동안 재활에 전념했다. 다행히 긴 휴식을 통해 상태를 회복했고, 팀 훈련과 자체 청백전을 통해 플레이오프 출격 준비를 마쳤다. 고영표는 올해 퀄리티스타트 21회로 공동 2위(토종 1위), 평균자책점 6위(토종 2위), 다승 공동 5위(토종 2위)에 올랐다.
올해 NC 상대로는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3.55의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첫 등판이었던 4월 12일 창원에서 5⅔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7월 2일 수원에서 6⅔이닝 무실점, 8월 12일 수원에서 7이닝 3실점, 9월 13일 창원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연달아 호투했다. 8월 12일 경기만 아쉽게 노 디시전이 됐다.
다만 고영표는 그 동안 정규시즌의 활약을 가을로 잇지 못했다. 작년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⅓이닝 5실점(4자책) 난조로 패전투수가 됐고, 202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변신해 3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작년 11월 2일 태어난 고영표의 첫 아들 차민 군의 돌이다. 아들의 첫 생일에 운명의 3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3차전 눈부신 호투를 통해 가을 악몽을 씻어냈고, 돌을 맞은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 KT는 이대로 경기를 끝낼 시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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