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LG 트윈스 마운드에 악재가 생겼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연습경기 도중 허리 근육통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오는 7일 열린다. 5일 동안 고우석의 몸 상태가 초미의 관심사, 한국시리즈를 앞둔 LG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상무와의 연습 경기. LG는 지난 1일에는 상무와 야간 경기를 치렀고, 2일에는 상무와 낮 경기로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
1일에는 1차전 선발로 내정된 켈리가 46구를 던지며 최종 점검을 마쳤고, 2일에는 2차전 선발로 결정된 최원태가 4이닝 61구를 던지며 무실점으로 마지막 실전 테스트를 끝냈다.
하지만 고우석이 9회 등판해 투구 도중 몸에 이상이 생겼다. 고우석은 첫 타자 박승규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했고, 이주형을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허인서 상대로 2구째 공을 던진 후 벤치를 향해 이상 신호를 보냈다.
김경태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고우석의 몸 상태를 확인했고, 고우석은 허리 근육통으로 더 이상 공을 던지지 어려웠다. 그 상황에서 연습경기를 종료하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고우석이 투구 도중 허리 근육통을 느꼈다. 현재 아이싱을 하고 있다. 일단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국시리즈가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달갑지 않은 잔부상이다. 단순 근육 경직으로 2~3일 쉬고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그렇더라도 불펜 피칭을 거쳐 전력 투구가 가능한지 몸 상태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맞추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근육의 미세 손상이라도 생겼다면 한국시리즈 등판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 어깨와 팔꿈치 못지 않게 허리는 투수에게 중요한 부위다.
고우석은 올해 여러 차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으로 출전했으나, 연습 경기 도중 목에 담 증세로 인해 대회에서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시즌 준비에도 늦어졌고, 4월 중순에 1군에 합류했다. 그런데 4월말 6연전에서 4경기에 등판한 후 허리 근육통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재활 시간을 보냈다.
지난 10월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고 귀국했다. 그러나 대회를 마치고 또 목에 담 증세가 있어서, LG에 복귀한 이후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다.
고우석은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합숙 훈련을 하면서 지난 10월 29일 청백전에 처음 등판했다. 오스틴에게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2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이틀 쉬고 1일 상무와 연습경기에 등판했는데, 갑작스런 허리 근육통을 느꼈다.
고우석은 올해 44경기에서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155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고우석은 리그 톱클래스 마무리 투수다. LG 뒷문을 책임지는 투수의 부상이 심하면 LG에 큰 타격이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마운드 운영 틀을 정해놨다. 11승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재활이 늦어지면서 한국시리즈에 출전하지 않고 이미 미국으로 귀국했다. 켈리-최원태-임찬규-김윤식의 1~4선발을 정했다.
이정용, 정우영, 함덕주, 백승현, 유영찬, 김진성이 핵심 필승조,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진다면 아시안게임 기간처럼 필승조 투수들이 경기 상황에 따라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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