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끝모를 부진에 빠졌다. 두 차례 FA 계약으로 148억 원을 거머쥔 KT 황재균이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옆구리 부상으로 빠진 강백호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강백호는 지난달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대비 자체 청백전에서 2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파울 타구를 친 뒤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으며 가을 잔치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만일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회복을 한다고 해도 돌아와서 연습을 언제 하겠나. 올해 가을야구는 못 나온다. 잘 쉬라고 해줬다"면서 "강백호는 투수가 상대하기 쉬운 타자가 아니다. 없는 것보다는 나았을 것 같은데"라고 핵심 타자의 전력 이탈에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백호가 빠진 가운데 베테랑 타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들이 제 역할을 해준다면 강백호의 부상 공백은 어느 정도 메울 수 있다는 게 KT 벤치의 계산.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 2할3푼1리(117타수 27안타)로 가을 무대에서 고개를 떨궜던 황재균은 이번에도 별 다를 바 없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번 3루수로 나선 황재균은 네 차례 타석에 들어섰으나 유격수 땅볼, 삼진, 삼진,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수비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실책을 범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올 가을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1회 포수 파울 플라이, 4회 중견수 플라이, 7회 3루 땅볼로 아쉬움을 남겼다.
NC에 이틀 연속 일격을 당한 KT는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앞으로 1경기만 더 내준다면 가을 잔치의 막을 내리게 된다. 연패에 빠진 이강철 감독은 "마지막이니까 선수들 모두 활용해 최대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3차전 필승 의지를 불태웠다.
KT가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하기 위해 황재균의 타격감 회복은 필수 요건이다. 이대로 가을 잔치를 마치게 된다면 '정규 시즌용 선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