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출신 투수 트레버 바우어(32)가 일본프로야구에서 한 시즌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미일 프로야구 모든 문을 열어놓은 바우어의 내년 시즌 거취는 아직 안갯속이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바우어는 지난 31일 미국으로 귀국했다. 지난 3월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 1년 400만 달러 조건에 계약한 바우어는 올 시즌 19경기(130⅔이닝) 10승4패 평균자책점 2.76 탈삼진 130개로 활약했다. 6월과 8월 두 번이나 월간 MVP에 선정될 만큼 임팩트가 있었다.
그러나 지난 8월30일 한신 타이거즈전에서 다이빙 캐치를 중 허리 부상을 당하며 시즌이 끝났다. 요코하마가 클리아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에 진출하며 등판 기회를 봤지만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1~2차전 패배로 조기 탈락하면서 바우어도 가을야구 등판 없이 마무리했다.
미국 귀국 전 바우어는 요코하마 구단을 통해 “올해는 내게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이었다. 멋진 순간들이 많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 10승을 거둔 것, 올스타전에 출전한 것 그리고 히로시마전 10이닝 무실점으로 막은 게 기억에 남는다”고 좋았던 순간을 떠올렸다.
바우어는 지난 8월3일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전에서 10이닝 동안 12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승패 없이 물러났다. 당시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갔지만 0-0 무승부로 끝났다.
이어 바우어는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시즌 첫 달과 마지막 한 달을 부상으로 결장한 것, 프로 생활 중 최악의 연패를 경험한 것, 그리고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탈락한 것이다”고 말했다. 시즌 전 어깨 통증으로 5월에 1군 데뷔한 바우어는 딱 4개월만 던졌다. 요코하마는 5월에 6연패, 4연패로 고전했다.
그래도 좋은 기억이 더 많다. 바우어는 “더 많은 경기를 이기고,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었지만 기억에 남는 한 해를 만들어준 감독, 코치, 팀원, 스태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1년간 나와 팀원들을 응원해준 요코하마 팬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팀이 최고의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응원해준 여러분은 세계 최고의 야구팬들이다. 여러분 앞에서 1년을 뛰게 된 것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특별한 한 해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요코하마와 1년 계약이 끝나면서 바우어의 내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닛칸스포츠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일본과 미국에서의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본 내 최고 자금력을 자랑하는 소프트뱅크가 바우어를 예의주시 중인 가운데 메이저리그 복귀가 가능할지 궁금증을 낳는다. 실력만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문제아’ 낙인이 찍힌 선수라는 게 걸림돌이다.
바우어는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2021년 6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무기한 행정 휴직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2월 증거 불충분으로 관련 혐의 2건이 모두 기각됐지만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2명이 추가로 등장하자 사무국이 324경기 출장 정지라는 초유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바우어가 항소를 했고, 올해 1월 사무국과 선수노조가 인정한 독립 중재인을 통해 징계가 194경기로 감경됐다. 올해부터 정상적인 출장이 가능했지만 다저스가 조건 없이 방출한 뒤에도 바우어를 찾는 팀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