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연승 행진이 거침없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38년 만에 대기록이다.
NC는 3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유격수 김주원의 슈퍼 캐치가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NC는 플레이오프 1~2차전을 승리,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2020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게 된다. 역대 플레이오프 1~2차전 2연승을 거둔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88.2%다. (5전3선승제 기준, 양대리그 제외).
NC는 올해 포스트시즌 6연승과 함께 역대 포스트시즌 9연승에 성공했다. NC는 2020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1승2패로 뒤진 4차전부터 6차전까지 내리 3연승을 거두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NC는 2021년 7위, 2022년 6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6연승을 보태, 2020년부터 포스트시즌 9연승을 이어갔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다. 해태가 1987년 OB와 플레이오프에서 1승 2패 뒤진 상황에서 4~5차전을 승리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상대로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988년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 상대로 1~3차전 3연승을 보태 9연승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 신민혁은 6⅓이닝 81구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이어 12이닝 연속 무실점이다. 박건우가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3-1로 앞선 8회 2사 3루에서 등판한 이용찬이 아슬아슬 세이브를 기록했다.
KT 선발 벤자민은 5이닝 동안 4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2차전 모두 KT 선발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8회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1점이 부족했다.
KT는 쿠에바스, 벤자민 외국인 원투 펀치를 내세우고도 1~2차전을 연거푸 패배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업셋의 희생양이 될 위기다.
2019년 2위 SK는 3위 키움에 3연패로 탈락했다. 2020년에는 2위 KT가 3위 두산에 1승3패로 탈락했다. 2021년에는 역사상 최초의 정규 시즌 우승을 놓고 타이브레이커에서 패배한 2위 삼성이 4위 두산에 2패(당시 3전2선승제)로 탈락했다. 지난해는 2위 LG가 3위 키움에 1승3패로 탈락했다.
앞서 1차전에서 NC는 투타 완벽한 조화로 9-5 완승을 거뒀다. NC 에이스 페디는 6이닝 동안 12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한 경기 탈삼진 12개는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 기록이다. 이전 역대 기록 11개(1989년 선동열, 2020년 플렉센)를 넘어섰다.
정규 시즌에서 역대 5번째 '20승+200탈삼진' 대기록을 세운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던 16일 광주 KIA전에서 오른팔 전완부에 타구를 정통으로 맞았다. 다행히 타박상 판정을 받았는데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 등판하지 못했다. 14일 만에 등판했는데, 부상 후유증 없이 대기록을 세웠다.
반면 KT 선발 쿠에바스는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정규 시즌에서 18경기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승률왕을 차지한 쿠에바스는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올해 첫 패배를 기록했다.
1차전 패배 설욕을 노리는 KT는 김상수(유격수) 황재균(3루수) 알포드(좌익수) 박병호(1루수) 장성우(포수) 문상철(지명타자) 조용호(우익수) 배정대(중견수) 박경수(2루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전날 페디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린 문상철이 7번에서 6번으로 한 계단 올라왔다. 전날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테이블세터는 변화가 없었다.
선발 투수는 벤자민. 올 시즌 29경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다승 2위다. 지난 6일 수원 삼성전에서 왼팔 통증으로 2이닝 무실점으로 조기 교체됐다. 3주 넘게 긴 휴식으로 몸 상태를 회복했다.
올해 NC 상대로는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5.65로 고전했다. 5월 9일 수원에서 3⅓이닝 5실점(3자책) 패전, 7월 30일 창원에서 6이닝 2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8월 11일 수원에서 5이닝 5실점(4자책)으로 다시 패전을 당했다.
NC는 손아섭(지명타자) 박민우(2루수) 박건우(우익수) 마틴(중견수) 권희동(좌익수) 서호철(3루수) 오영수(1루수) 김형준(포수) 김주원(유격수)이 선발 라인업으로 나섰다. 전날 1차전과 동일한 라인업이다.
NC 선발 투수는 신민혁. 올 시즌 기록은 29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3.98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서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신민혁은 올 시즌 KT 상대로는 5차례 선발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4월 11일 창원에서 6이닝 무실점, 8월 11일 수원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7월 2일 수원에서 4⅓이닝 1실점, 7월 30일 창원에서 4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5월 10일 수원에서는 5이닝 7실점(5자책)으로 노디시전. 수원에서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40이다.
1차전 완패를 한 이강철 감독은 31일 2차전에 앞서 "페디에게 1패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제 공이 너무 좋더라. 공백기도 있었는데 너무 좋더라. 어떻게 안 나오다가 100구를 저렇게 던지나. 정규시즌 때보다 더 좋은 것 같았다"며 "슬라이더(스위퍼)가 끝에서 걸쳐버리니까 못 치겠더라. 투심 패스트볼은 약간 말려서 들어오는데 나가다가 들어오는 느낌이다. 좋은 투수니까 포스트시즌에 더 집중력이 좋았던 것 같다. 인정할 것은 해야한다. 오늘 페디보다 좋은 투수가 나오지는 않을 것 아닌가"라며 말했다.
이어 “(엄)상백이는 생각했던 것보다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구속도 생각보다 안 나오더라. 상백이가 좋으면 선발투수 뒤에 나오는 카드로 생각했는데, 아직 이기고 있을 때 쓸 수 있는 카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는 5회까지는 선발야구를 해야 한다. 어떻게든 최소 실점으로 막으면서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5연승을 거둔 NC는 1회부터 뜨거웠다. 선두타자 손아섭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박민우가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박건우가 벤자민의 초구 139km 커터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박건우의 포스트시즌 통산 3호 홈런. NC는 올해 포스트시즌 6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이어갔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서호철의 만루 홈런, 김형준의 홈런 2방을 터뜨렸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는 1~3차전에서 각각 김성욱의 대타 투런 홈런, 김형준, 마틴이 홈런포를 터뜨렸다. 지난 30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오영수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KT 선발 벤자민은 1회 투런 홈런을 맞은 후 마틴을 좌익수 뜬공, 권희동을 우익수 뜬공으로 이닝르 마쳤다. 2회에는 서호철을 삼진 아웃, 오영수를 2루수 땅볼 아웃, 김형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끝냈다.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벤자민은 3회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했다. 손아섭 타석에서 내야는 전진 수비를 했고, 손아섭이 때린 타구는 1루수 쪽 땅볼이 됐다. 그런데 1루수 박병호가 잡으려다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저질렀다. 3루주자 김주원이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와 3점째를 기록했다. 3-0으로 달아났다.
1차전에서 베테랑 3루수 황재균의 포구 실책으로 경기 초반 추가 실점했는데, 2차전에서는 박병호가 1루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KT 내야는 계속해서 꼬였다.
NC는 4회 서호철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오영수는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김형준은 8구째 접전 끝에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KT 선발 벤자민은 5회 김주원을 투수 땅볼로 처리했고, 손아섭은 유격수 땅볼로 아웃을 잡았다. 박민우의 강습 타구를 3루수 황재균이 몸으로 막으며 포구를 하지 못했다. 실책.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실책이었다.
그러나 2사 1루에서 벤자민은 앞서 홈런을 허용한 박건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의 싹을 끊었다. 벤자민은 6회 손동현으로 교체됐다. 선발 싸움에서 앞선다고 봤는데, KT가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먼저 선발 투수를 교체했다.
NC 선발 박건우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줬던 기세를 이어갔다. 1회말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 황재균을 포수 파울플라이, 알포드를 유격수 땅볼로 요리했다. 삼자범퇴로 가볍게 출발하며 이날 호투의 시작을 알렸다.
2회에는 박병호를 2루수 뜬공, 장성우를 다시 2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사 후 전날 페디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린 문상철에게 좌측 2루타를 허용했다.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조용호를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아냈다.
이후 3~6회를 연거푸 삼자범퇴, 7회 1사까지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다. 3회는 배정대를 중견수 뜬공, 박경수를 유격수 뜬공, 김상수를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4회에도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연속 삼자범퇴를 이어갔다.
5회 선두타자 장성우를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문상철은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 조용호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공 7개만 던지며 이닝을 끝냈다. 5회까지 50구를 던지며 경제적인 맞혀잡는 피칭이었다.
6회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 박경수를 삼진, 김상수를 유격수 땅볼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6회까지 투구수는 66개에 불과했다.
7회 선두타자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알포드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이 높게 뜨면서 볼넷이 됐다.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끝났다. 김수경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한 번 다독이고 내려갔다.
이후 위기였다. 박병호를 3루수 땅볼로 유도, 병살타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3루수 서호철의 2루 송구를 2루수 박민우가 떨어뜨리는 실책으로 주자들이 모두 세이프됐다. 1사 1,2루에서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불펜 류진욱이 2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장성우를 투수 땅볼로 유도,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위기를 삭제했다.
KT는 0-3으로 뒤진 8회 추격했다. 1사 후 김민혁이 볼넷을 골라 나갔다. 배정대가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좌익수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주자는 3루와 2루까지 진루했다.
박경수 타석에서 이호연이 대타로 나왔다. 그러자 NC는 투수를 류진욱에서 좌완 임정호로 교체했다. 다시 KT는 이호연을 대타 오윤석으로 교체했다. 양쪽 벤치가 수싸움을 주고받았다.
오윤석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1로 추격했다. 2루 주자도 3루로 태그업했다. 2사 3루에서 NC는 마무리 이용찬을 조기 투입했다. 김상수가 이용찬의 초구를 때려 중전 적시타로 3-2로 추격했다. 이제 한 점 차 승부.
황재균이 중전 안타로 2사 1,2루 동점 찬스를 만들었는데, 알포드가 헛스윙 3구삼진으로 물러났다.
KT는 9회초 박영현이 계속해서 던졌다. 권희동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서호철의 타구는 우측 선상으로 날아갔으나 우익수 뜬공 아웃이 됐다. 도태훈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NC도 8회 2사 3루에서 등판한 이용찬이 9회말 끝까지 책임져야 했다. KT 선두타자는 박병호, 이날 1차전부터 7타수 무안타인 박병호는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루에서 대주자 이상호로 교체됐다.
장성우의 타구는 포수 앞에서 원바운드로 크게 튕기면서 2루수 옆으로 휘어지며 외야로 빠지는 행운의 안타가 됐다. 무사 1,3루 찬스가 이어졌다. 장성우는 대주자 정준영으로 교체됐다.
문상철이 1스트라이크에서 2구째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는데, 3루쪽 파울이 됐다. 스퀴즈 작전 실패. 이후 문상철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송민섭 타석에서 대타 김준태가 들어섰다. 김준태는 풀카운트에서 높은 포크볼을 지켜봤고, 심판은 삼진 콜을 선언했다. 이 때 1루주자 정준영은 2루로 도루를 성공했다. 배정대가 타석에 들어서자 자동 고의4구로 1루를 채웠다.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에는 오윤석이 들어섰다. 8회 대타로 나와 1타점 희생플라이를 쳤던 오윤석은 초구 헛스윙을 했다. 빗맞은 타구는 유격수 김주원이 다이빙캐치로 잡아냈다. NC의 승리를 지켜내는 극적인 아웃됐다.
플레이오프 1~2차전은 모두 매진을 이루지 못했다. 수원 KT위즈파크는 1만 7600명이 만원 관중이다. 30일 1차전에는 1만 6241명이 입장했다. 31일 2차전에는 이보다 더 적은 1만 5453명이 입장했다. 전날 홈팀 KT가 패배하면서 관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까지 2023 KBO 포스트시즌은 총 6경기가 열렸다. 매진은 인천에서 열린 SSG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뿐이다. 일요일 낮경기였다.
창원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1만 2299명이 입장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2만 2500명, 2차전 1만 9777명, 3차전은 1만 6649명이 입장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누적 관중은 10만 명을 넘어섰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