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해’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31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전날(30일) 상대 에이스 에릭 페디의 완벽투에 혀를 내둘렀다.
KT는 전날 1차전에서 5-9로 패했다. 9회 배정대의 만루포가 터지며 막판 추격을 했지만 초반 대량 실점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이닝 7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고 수비에서 실책이 나오면서 초반 승기를 내줬다. 그리고 상대 선발이었던 에릭 페디의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2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에 틀어막히며 분위기를 다잡지 못했다.
다만 쿠에바스가 무너지는 과정에서도 손동현 박영현 등 필승조격 투수들을 투입하며 감각을 점검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경기 감각을 찾으려는 이유도 있고, 또 팬 분들이 많이 오셨는데 포스트시즌 경기니까 그냥 지는 경기를 하면 안되지 않나. 이틀 경기하고 하루 쉬는 게 있으니까 2연투는 항상 준비되어 있다. 최대한 막아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20승 200탈삼진을 기록한 에이스, 페디의 ‘자연재해’급 피칭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게 패인이었다. 이강철 감독은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페디한테 1대0으로 졌다고 생각하면 된다. 페디 공이 너무 좋더라. 정규시즌 때 3번 만났는데 저렇게 안 던졌다. 제구가 조금씩 흔들리는 편이었는데 어제는 각도 큰 스위퍼가 존 끝에서 걸쳐버리니까 못 치는 공이더라. 투심도 약간 말려서 존 바깥에서 들어오더라”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어 “페디보다 더 좋은 투수는 없지 않나. 공백기를 갖고 오랜만에 경기를 하면서 최고의 공을 봤으니까 오늘은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웃었다.
한편, 이날 상대 선발로 만나는 신민혁에 대해서는 “체인지업이라는 결정구가 있으니까 작년, 작년 재작년에 우리가 되게 약했다. 많이 농락을 당했다”라면서 “신민혁 체인지업에 많이 당했다. 신민혁을 2차전 선발로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신민혁은 올 시즌 KT를 상대로 5경기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왼쪽 허벅지 근육 파열로 정규시즌 막판 재활을 했던 김민혁이 신민혁을 상대로 11타수 4안타(1홈런)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선발 출장이 힘든 상황이다. 그 외에 장성우가 5타수 3안타, 문상철도 6타수 2안타(1홈런)으로 강세를 보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