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2승만 남겨둔 텍사스 레인저스이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투타에서 핵심 선수들이 나란히 부상을 당한 게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텍사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3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3-1로 꺾었다.
3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선발투수 맥스 슈어저가 허리 통증으로 갑자기 내려갔지만 존 그레이(3이닝 무실점), 조쉬 스보츠(1이닝 무실점), 아롤디스 채프먼(1이닝 1실점), 호세 르클럭(1이닝 무실점)으로 이어진 불펜 4명이 6이닝 1실점을 합작하며 리드를 지켰다.
타선에선 코리 시거가 해결사로 나섰다. 3회 마커스 시미언의 선제 적시타가 터진 뒤 바로 다음 타석에서 애리조나 선발 브랜든 팟의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시거는 8회 1사 1루에서 강습 원바운드 타구를 캐치한 뒤 빠르고 정확하게 2루로 토스해 병살을 이끌어냈다. 승리를 지킨 결정적 순간이었다.
홈 1차전에서 6-5 끝내기 역전승 이후 2차전 1-9 완패로 아쉬움을 남긴 텍사스이지만 원정 3차전을 잡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다시 리드했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이번 포스트시즌 원정 9전 전승 행진 중이다. 단일 포스트시즌 역대 원정 최다승과 연승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이날 텍사스는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3차전에서 투타 주축 2명이 연이어 부상을 당했다. 선발투수 슈어저가 4회 투구를 앞두고 허리 통증을 느껴 투구수 36개 만에 강판됐고, 중심타자 아롤디스 가르시아도 8회 타격 후 왼쪽 옆구리를 잡고 통증을 호소하면서 다음 이닝 수비에서 교체됐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슈어저는 3회 선두타자 에반 롱고리아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진 뒤 이상 신호가 왔고, 3번째 타자 코빈 캐롤 타석 때 허리를 조여오는 통증을 느꼈다. 슈어저는 “다행히 케텔 마르테를 잡고 이닝을 마쳤고, 이닝 중간에 치료를 하려고 했지만 경련을 풀 방법이 없었다. 며칠 걸릴 것 같다”면서도 “제대로 치료만 하면 며칠 내로 준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로테이션 순서상 슈어저는 내달 5일 열리는 최종 7차전 선발등판 가능성이 높다. 6차전 안으로 시리즈가 끝나면 큰 문제가 될 게 없지만 7차전까지 가면 가장 큰 경기에서 부상 부담을 안고 싸워야 한다. 4일 휴식이 있지만 얼마나 회복될지 미지수.
더욱 걱정스러운 부상자는 가르시아다. 이번 포스트시즌 15경기 타율 3할2푼3리(62타수 20안타) 8홈런 22타점 OPS 1.108로 맹타를 치고 있는 가르시아가 빠지면 타선에 공백이 크다. 경기 후 MRI 촬영을 하면서 상태 파악에 나섰다.
보치 감독은 “가르시아가 몇 가지 검사를 받을 것이다. 왼쪽 옆구리에 긴장 증세가 있는데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괜찮을 것으로 보지만 내일이 돼야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며 “슈어저도 마찬가지다. (2회 알렉 토마스의 타구에 맞은) 팔꿈치를 걱정했는데 허리가 굳었다. 더 이상 던질 수 없었다. 앞으로 24시간 동안 슈어저의 상태를 지켜본 뒤 (다음 일정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