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야구를 선보이는 감독 뽑겠다".
SSG 랜더스가 2022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을 31일 전격 경질했다.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감독과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3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과 3외 성적을 거둔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에 배경을 놓고 억측들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인 경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021시즌을 앞두고 감독으로 승격했다. 당시 2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5000만 원 등 총액 7억 원이었다. 초보감독이 받는 보통수준의 대우였다. 당시는 SK 와이번스였다. 갑자기 2021시즌 1월 SSG 랜더스로 인수됐다. SK 마지막 감독에서 SSG 초대감독으로 바뀌었다.
부임 첫 해는 주력 투수들의 부상으로 6위에 그쳤으나 2022시즌 시즌 개막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 히어로즈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구단은 계약금 7억 원, 연봉 5억 원 등 3년 총액 22억 원에 재계약을 했다. 국내 지도자 가운데 역대 최고 대우였다. 지도자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2023시즌은 전반기는 LG 트윈스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마운드가 흔들리며 후반기 5할 승률에 실패했다. 위기를 겪었지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햇다. 그러나 NC 다이노스에게 3연패를 당해 짧은 가을을 마감했다. 2년 연속 우승은 실패했지만 가을무대를 밟았다.
그런데 구단은 계약기간 2년을 남겨놓고 김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정용진 구단주가 팬들의 경질요구에 '기다려봐'라는 답을 했고 설마했는데 실현했다. 훌륭한 성적을 올린 감독을 경질한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2년치 연봉 10억 원을 보전해주고 잘랐을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SK 구단을 인수하면서 함께 온 감독이다. 이제부터는 정 구단주가 직접 감독을 선택할 수 있다.
SSG 구단은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창단 첫 우승을 안겼고 정규리그 3위까지 성적을 올린 감독이었으니 당연한 말이다. 대신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팬들에게 더 재밌는 야구를 선보이는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선수단 구성과 운영방식에 어떤 형태로 새바람과 변화를 몰고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김감독을 경질한 이유를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주어야 경질 이유를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단추가 바로 1군 감독이다. 구단은 새 감독 선임기준으로 재밌는 야구를 내걸었다. 1군 감독은 성적을 내기 위해 영입한다. 성적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재미 있으면서 성적내는 감독이 누구일지 기다려보자.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