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까지 떨어진 팀을 ‘통합 챔피언’으로 만든 김원형 감독이 SSG 랜더스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SSG는 31일 “김원형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이끌었다. 초보 감독으로서 이룬 성과가 ‘통합 우승’이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시즌 종료 후 재계약을 했다. 지난해 11월 17일 SSG는 3년 총액 22억 원 조건에 김 감독과 계속 동행하기로 했다. 창단 2년 만에 팀을 우승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했다.
지난 시즌 김 감독은 안정적인 투수진과 짜임새 있는 타선을 바탕으로 역대 개막 이후 최다 연승 타이기록(10연승), 구단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88승),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등 대기록들을 차례로 작성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이뤄냈다.
올 시즌에는 베테랑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에도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이어 갔다. 미국 1차 캠프 때부터 시즌을 준비한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는 한 번도 1군 경기에 올려보지 못하는 등 외국인 선수 기용에도 변수가 있었지만, 위기를 잘 이겨내고 시즌을 꾸려갔다.
시즌 후반에는 2위에서 6위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정규시즌 3위까지는 올려뒀다. 준플레이오프가 일찍 끝나게 됐지만, 김 감독은 지난 2020년 9위까지 떨어진 팀을 2021년 6위, 통합우승, 3위로 왕조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 보다는 좀 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는 구단의 결정에 짐을 싸게 됐다.
김 감독은 OSEN과 통화에서 “성적이 안됐다.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도 “괜찮다. 그동안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지휘봉을 놓게 된 심경을 짧게 남겼다.
구단은 “지난 3년간 팀에 공헌해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송구스럽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구단은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면서 “30일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논의해 금일 오전에 최종 결정했다.감독 거취가 이제 결정됐다. 팀 상황과 운영 방향성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신속하게 인선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SSG는 지난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6-7로 패하며 가을 무대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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