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9월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1순위로 장충고 권현(18)을 지명했다. 지명 당시 외야수로 호명했지만 서산 선수단에 합류한 뒤 권현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장충고에서도 권현은 포수, 외야수를 넘나들었다. 한화는 외야수로서 그의 타격 가능성을 보고 지명했지만 선수 본인이 포수에 대한 애착이 컸다. 구단에서도 “어깨가 정말 좋다. 이런 것은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다”며 권현의 뜻을 존중해 포수로 먼저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택근, 최형우, 이성열, 김재환, 강백호 등 포수를 하다 외야수로 포지션을 전환한 케이스는 여럿 있지만 외야수를 하다 포수로 넘어가는 것은 힘들다. 권현도 일단 포수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가능성을 본 뒤 향후 방향을 잡는다.
권현도 스스로 “신체 조건(185cm, 90kg)이 좋고, 나쁘지 않은 힘과 강한 어깨를 갖고 있다”며 “포수를 하고 싶다. 경기를 지배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포지션이다. 팀을 리드하는 모습도 멋있다. 고교 때 포수를 자주 안 했다 보니 프로에서 포수 플레이를 많이 배우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강한 어깨로 외야에서도 총알 같은 송구를 뽐낸 권현은 2학년이었던 지난해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대회에서 타격상을 받을 만큼 방망이 솜씨도 있다. 올해는 24경기에서 타율이 2할3푼3리(86타수 20안타) 낮았지만 1홈런 12타점에 사사구 22개로 출루율(.385)은 높았다. 그는 “타격 쪽에서 정교함을 보완하고 싶다”고 했다.
권현은 어릴 때부터 한화 팬으로 자랐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찍은 어릴 적 사진들이 증명한다. 지난 8월 두산에서 현역 은퇴한 내야수 신성현이 2015년부터 2017년 4월 중순까지 한화에서 2년 남짓 뛰면서도 임팩트를 남겼고, 그때 그를 보고 한화 야구의 매력에 빠졌다.
권현은 “신성현 선수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겨울에 학교에 운동하러 오신 뒤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때부터 저절로 한화 팀의 매력에 빠져 응원했다. 신성현 선수가 두산으로 간 뒤에도 한화를 계속 응원했다”며 “응원하던 팀에 지명된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 팬으로 자란 만큼 팬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하루빨리 1군 주축 선수가 되고 싶다. 팀 우승을 이끌어보고 싶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