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35)가 월드시리즈 데뷔전에서 환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켈리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실점 승리를 기록했다.
3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선보인 켈리는 4회말 2사에서 에반 카터에게 안타를 맞아 퍼펙트 피칭이 끝났다. 하지만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끝냈다.
애리조나가 2-0으로 앞선 5회 켈리는 선두타자 미치 가버에게 3구 시속 93.3마일(150.2km) 싱커를 던졌다가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2사에서는 조쉬 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레오디 타베라스를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하며 추가실점 하지 않았다.
6회 마커스 세미엔-코리 시거-카터로 이어지는 상위타선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켈리는 7회에도 가르시아-가버-조나 하임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애리조나가 7-1로 앞선 8회에는 앤드류 살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애리조나느 9-1 대승을 거두며 1차전 연장 끝내기 패배를 설욕했다.
투구수 89구를 기록한 켈리는 체인지업(22구), 커터(21구), 포심(17구), 싱커(15구), 슬라이더(10구), 커브(4구)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텍사스 타선을 봉쇄했다. 최고 구속은 94.3마일(151.8km)을 찍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현 SSG)에서 119경기(729⅔이닝)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한 켈리는 한국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KBO 역수출’ 성공사례다.
2019년부터 애리조나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한 켈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127경기(750⅔이닝) 48승 4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중이다. 올해는 애리조나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첫 포스트시즌에서 켈리는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잘 해내고 있다. 4경기(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며 ‘가을에이스’라는 말을 듣기 부족함이 없는 투구를 보여줬다. 켈리는 한국에서도 SK가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12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2.19로 활약한 바 있다.
역사상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 모두 출전한 선수는 켈리 외에도 카를로스 바에르가(1995년 클리블랜드 월드시리즈 준우승, 2001년 삼성 한국시리즈 준우승), 류현진(2006년 한화 한국시리즈 준우승, 2018년 다저스 월드시리즈 준우승), 야시엘 푸이그(2017~2018년 다저스 월드시리즈 준우승, 2022년 키움 한국시리즈 준우승), 후안 라가레스(2015년 메츠 월드시리즈 준우승, 2022년 SSG 한국시리즈 우승) 등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우승을 모두 차지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빼어난 투구로 월드시리즈 전적 1승 1패를 만든 켈리가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서 모두 우승을 한 선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