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6)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8)의 성공이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5)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미국매체 NBC스포츠는 지난 2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 가장 거물급인 FA 2명을 눈독들이고 있다. 포스팅이 예상되는 일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와 한국 외야수 이정후가 그 주인공이다”라고 전했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이정후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에는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석권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번 겨울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인 이정후는 이미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이정후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 직접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이정후의 마지막 타석을 지켜봤고 이정후가 팬들에게 고별인사를 하는 순간을 함께했다.
일본에서 야마모토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1차전 등판을 보고 돌아온 파르한 자이디 사장은 “그 선수들은 분명 아직 포스팅이 되지 않은 국제선수들이다. 실제로 그들이 포스팅이 되기 전까지는 우리가 그들을 영입하려고 할지 언급할 수 없다”라면서도 “야마모토와 이정후는 각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이다. 우리는 그들이 어떤 상황인지 주시하고 있으며 우리가 정확하게 평가를 했는지 정말 정말 열심히 보고 있다”라고 야마모토와 이정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아시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 거물급 선수가 많지 않고 그동안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투수 중에서는 류현진(토론토)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야수를 보면 이정후의 팀 선배였던 김하성이 올 시즌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빼어난 수비를 과시하며 골드글러브 2개 부문(2루수, 유틸리티) 최종후보에 올라있는 상태다. 이정후의 소속팀인 키움은 김하성 이전에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박병호(당시 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팀이다.
자이디 사장은 “최근에는 일본과 한국에 온 많은 선수들이 성공을 거뒀다. 10년, 15년 전에는 조금 더 위험을 걱정했을 것이다. 이제는 충분한 기록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만약 충분히 준비를 잘 한다면 아시아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해외 선수들을 영입할 때는 그 선수가 뛰고 있는 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다른 선수들의 활약상을 참고할 때가 많다. 2010년대 초반에는 쿠바 출신 선수들이 각광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뜨거워 지고 있다.
이정후는 시즌 종료 전 인터뷰에서 “(김)하성이형이 ‘나 때문에 앞으로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두렵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 이후에 메이저리그에 올 선수들을 위해 한국선수들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야 한다. 진짜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해야한다”라며 김하성의 활약 덕분에 더 자신있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것에 감사를 표했다.
김하성 역시 시즌을 마치고 귀국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에게는 조언할 게 딱히 없다. 워낙 완성형에 가까운 타자다. 직접 본인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메이저리그 투수들 공을 많이 보고 적응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 쉬운 곳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 잘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정후는 타격도 수비도 주루도 다 된다. 그런 부분이 강점이다. 충분히 외국선수들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정후를 응원했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고 이제는 메이저리그로 떠나는 이정후가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좋은 활약을 하며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넘겨줄 수 있을까. 팬들은 이정후가 성공하기를 응원하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