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디는 지난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자체 훈련에서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총 43개의 공을 던지면서 실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이제 더 이상 문제가 없다면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을 준비한다.
정규시즌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180⅓이닝 40자책점) 209탈삼진으로 37년 만의 20승 200탈삼진 대기록을 작성했고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한 역대 4번째 투수로 이름을 남긴 페디다.
이런 페디는 SSG와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지배한 선수였다. 문제는 페디는 시리즈 동안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는 것. 페디의 등판 여부에 NC의 구상을 흔들어 놓은 것은 물론 상대팀이었던 SSG의 머릿속까지 복잡하게 했다. 결국 페디는 한 번도 등판하지 않고 SSG를 공포에 떨게 한 존재가 됐고 벼랑 끝에 몰린 뒤 떨어졌다. 반면 NC는 페디 없이도 매 경기 미친 선수들이 등장하며 시리즈 스윕승을 완성했다.
페디는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6일 광주 KIA전, 던지는 오른팔이 타구에 직격 당했다. 다행히 전완부 타박이었지만 이후 부상 회복에 전념하면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등판은 불발됐다. 이제 준플레이오프 3차전 등판을 준비했고 강인권 감독도 확신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우측 팔꿈치 충돌 증후군 증세로 선수가 불안감을 느꼈고 결국 준플레이오프 기간은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강인권 감독도 매일 달라지는 페디의 상태에 대해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아서 죄송하다”라면서 “SSG 쪽에도 너무 죄송해서 수석코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라고 했다. 드러낼 수는 없지만 페디의 매일 달라지는 몸 상태와 속내에 가슴앓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강인권 감독과 NC의 마음고생도 사라질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페디는 출격이 가능했다. 하지만 시리즈가 3차전으로 끝나면서 페디에게 휴식 시간이 더 주어지게 됐다. 그리고 지난 27일 불펜 피칭까지 마치면서 KT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출격 준비를 마쳤다. 구단 관계자는 “불펜 피칭 후 특이사항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등판이 가능했다는 것, 그리고 불펜 피칭도 정상적으로 마쳤다는 것은 페디의 피로누적 여파가 어느정도 가셨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제 페디가 공백 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16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이후 13일 간의 공백기가 생겼다. 약 2주다.
강인권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나고 “감각적으로 떨어질 것 같기는 하지만 시간이 있으니까 불펜 피칭으로 감각을 조율할 생각이다. 경기 초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한 이닝 던지고 나면 괜찮아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페디는 지난 6월 9일 창원 SSG전(6이닝 2실점) 이후 다음 등판을 준비하다가 전완부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후 19일 만인 28일 두산전에 6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부상의 여파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시기를 제외하고 페디는 선발 로테이션을 빠짐없이 소화했다. 당시 강인권 감독은 페디의 휴식을 계획했는데 전완부 통증이 찾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휴식기가 됐다.
19일 만의 등판에서도 페디는 문제가 없었다. 19일 만의 등판이었던 6월28일 두산전 페디는 1회 정수빈을 7구 만에 2루수 땅볼, 허경민을 4구 만에 3루수 땅볼, 그리고 김재환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면서 삼자범퇴로 1회를 마친 바 있다. 경기 감각 문제도 구위로 이겨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누적된 피로, 그리고 가을야구 무대라는 새로운 압박감, KT 상대 다소 아쉬운 상대전적(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2.65) 등의 복합적인 요소가 페디의 복귀전을 괴롭힐 수 있다. 과연 페디는 2주의 공백을 극복하고 완전체 NC의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