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수진은 리그 최상이라고 생각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롯데의 전력을 평가하며 포수진은 리그에서 그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은 “유강남이 출전한 경기 수가 워낙 많고 젊은 포수들도 있어서 내가 경험한 부분들을 조언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4년 80억 원에 FA로 합류한 유강남, 상무에서 전역한 뒤 강견을 뽐낸 손성빈, 투수진의 신뢰를 받으며 공격력도 만개한 정보근까지. 2018년 강민호(삼성)의 이탈 이후 올해까지 6년 만에 비로소 포수진 고민을 해결한 시즌이었다.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고 주전 포수를 든든히 뒷받침 할 수 있는 백업포수진까지 모든 구색을 갖췄다. 올해 롯데는 ‘3인3색’의 포수진으로 시즌을 꾸려갔다.
현역시절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갖춘 수비형 포수였던 김태형 감독은 지도자로서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국시리즈 우승 3회 등, 현재 최고의 명장이다. 양의지(두산) 박세혁(NC) 등 리그 최고의 포수들과 함께하고 이들을 조련하면서 우승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포수의 역할을 절대 간과하지 않는 김 감독이다.
통상적으로 마무리훈련은 풀타임을 치른 선수들, 베테랑 선수들은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다. 한 시즌 동안 많이 던진 투수들 역시 훈련보다는 회복에 돌입한다. 그러나 현재 롯데의 마무리훈련 첫 턴에는 올해 FA로 합류해서 주전 포수 역할을 맡았던 유강남이 상동구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은 롯데를 파악하기 위해 상견례 직후 유강남에게 마무리훈련 참석을 요청했다. 물론 마무리훈련 일정의 초반 일부만 소화한다. 김태형 감독은 “이번 훈련 턴, 길어봐야 다음 턴까지만 나오고 쉴 것이다”라면서 “타격적인 부분에서 보완을 위해 훈련을 나왔지만, 중요한 건 내가 투수들에 대해 물어볼 게 많다”라면서 유강남을 상동으로 부른 이유를 설명했다.
유강남도 “방망이 적인 면에서 좀 더 잘 채워야 할 것 같다고 감독님께서 말씀을 해주셨다. 그리고 투수들 성향같은 것을 제가 느꼈던 것, 감독님께서 느꼈던 것을 맞춰보려고 마무리훈련에 나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훈련에서 첫 업무로 투수진의 불펜 피칭을 지켜봤다. 훈련에 참가하는 투수들 모두가 훈련 첫날 불펜 피칭을 할 수 있게끔 준비시켰다. 첫날과 둘째날 대부분의 시간을 불펜 피칭을 지켜보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1군 마운드에 올라가야 할 정성종 김진욱 등은 김태형 감독이 유심히 지켜본 투수들이다. 1군 마운드에서 활약을 해야 하고 또 잠재력을 갖고 있는 원석을 발굴하기 위해 여념이 없고 이 과정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베테랑 포수와 의견을 물었다.
또한 김태형 감독은 올해 상무에서 제대한 뒤 강한 송구로 주목을 받았던 손성빈은 핵심 지도 대상으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손성빈은 다음달 16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대회를 앞두고 다음달 5일부터 소집훈련이 시작되기에 김태형 감독은 손성빈과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다. 손성빈이 마무리훈련을 떠나는 게 못내 아쉽다.
현재 손성빈은 회복조에 포함되어 있고 다음달 30일부터 시작되는 두 번째 훈련 턴부터 김태형 감독과 본격적으로 호흡한다. 김 감독과 손성빈이 함께할 시간은 5일 남짓 밖에 없다.
김 감독은 손성빈에 대해 “방망이 치는 것을 조금만 교정을 하고 싶더라. 힘이 있는 선수인데 힘에 맞는 스윙을 해줬으면 좋겠다. 충분히 장타를 칠 수 있을 것 같은데 타이밍을 잡고 때리지를 못한다”라면서 타자로서 더 성장하고 장타력을 만개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 시간이 줄어든 게 김 감독은 아쉬울 따름. 수비 쪽은 김태형 감독이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모습.
손성빈도 김태형 감독과 호흡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아직 대면을 해보지 못했지만 빨리 해보고 싶다”라면서 “포수 쪽에 특화되어 있으시니까 기대가 되지만 무서울 것 같은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혼날 것도 각오하고 있다. 혼나면서 배우는 게 더 빨리, 직접 는다고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유강남과 손성빈, 그리고 현재 재활조에 포함된 정보근까지. 김태형 감독과 ’3인3색’의 포수진이 이뤄낼 조화가 궁금해진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