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외국인 선수는 2명 뿐이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 트윈스는 3년 연속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빠진 채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됐다. 외국인 투수 플럿코가 지난 4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후반기 8월말 골반뼈 타박상 부상을 당한 플럿코는 시즌 막판 재활 과정에서 몸 상태를 두고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이 엇갈렸다. 플럿코는 국내 의료진의 검진 결과와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보다는 미국에 있는 개인 주치의의 의견에 따랐고, 코칭스태프와 불협화음이 생겨났다.
LG 구단은 몸이 재산인 선수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고, 염경엽 감독은 플럿코가 한국시리즈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단서 조건을 달았다. 정규 시즌에 한 경기라도 던져야 포스트시즌에 출전시키겠다고 했다.
플럿코는 9월말 불펜 피칭을 하면서 복귀를 준비하는 듯 했으나, 10월초 더 이상 등판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플럿코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정규 시즌이 끝났다.
LG는 지난 19일부터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합숙 훈련을 시작했는데, 플럿코는 합류하지 않았다. 이미 염경엽 감독은 ‘플럿코를 한국시리즈에 데려가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결국 LG 구단은 27일 “플럿코가 오늘(27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플럿코가 그동안 재활에 매진하였지만 구단과 협의 끝에 한국시리즈 등판이 어렵다고 판단해 출국한다”고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시리즈에 뛰지 않을 외국인 투수를 계속 남겨 두는 것 보다 일찌감치 정리하면서 팀 분위기를 확실하게 만들었다.
LG 포수 박동원은 “플럿코가 없어 아쉽다. 켈리와 함께 하면 압도적일텐데”라고 아쉬워했다. 혼자 남은 외국인 투수 켈리의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전반기에만 11승을 거둔 플럿코가 한국시리즈 선발진에서 빠지면서 켈리, 최원태, 임찬규, 이정용(혹은 김윤식)으로 선발 순서가 정해졌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올해까지 5년 연속 10승을 넘겼다. 지난해 다승왕(16승)을 차지했던 켈리는 올해 30경기에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으로 LG에서 뛰면서 가장 부진한 해였다.
전반기 18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저조했지만 후반기 나아졌다. 12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박동원은 켈리에 대해 “후반기에 무척 좋아졌다. 큰 경기에 강하니까 잘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켈리는 “한국에 온 이후로 계속해서 한국시리즈에서 꼭 던지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한국시리즈에서 던질 생각을 하니까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 동료들이 시즌 첫 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좋은 야구를 했고,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한국시리즈에 1차전 경기에 들어가면, 그 순간은 우리 선수 모두에게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그날 만큼은 굉장히 특별한 날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우승에 대한 자신감도 보였다. 켈리는 "오픈 시즌 때 (지난해) 아쉬움을 곱씹으며, 우리 선수들이 캠프 때부터 준비를 잘했다. 작년 아쉬움을 교훈 삼아서 올해 야구를 더 잘했기에 지금 이 위치에 있는 것 같다.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선수단 구성이 정말 좋다. 선수들 개개인의 역량을 믿기 때문에,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켈리는 “어느 팀이랑 붙더라도 전력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좋은 선수단 구성을 갖고 있기에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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