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내셔널리그 신인왕 2위에 오르며 주가를 올리던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2루수로 도약한 김하성에 밀려 트레이드 후보로 전락했다.
미국 매체 ‘블리처리포트’는 최근 2023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별 가장 취약한 포지션을 꼽은 뒤 전력 보강 방안을 제시했다.
류현진이 2020년부터 4년 동안 몸 담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김하성의 이름이 언급됐다. 토론토의 취약 포지션으로 2루수가 꼽혔기 때문.
토론토는 34살의 베테랑 위트 메리필드가 2루수 위치에서 145경기 타율 2할7푼2리 11홈런 67타점 26도루 OPS .700의 준수한 타격을 선보였지만 dWAR(수비 대체선수 승리 기여도)이 –0.7로 저조했다. 백업을 맡은 내야 유틸리티 캐번 비지오의 dWAR도 –0.5에 그쳤다.
블리처리포트는 “올 시즌 블루제이스 2루수 포지션이 약점이라고 지적될 만큼 취약하지는 않았지만 2루수를 맡았던 선수들이 또 그렇게 훌륭한 편은 아니었다. 다만 그렇다고 그들이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순 없다”라고 토론토 2루수 포지션의 애매한 현주소를 짚었다.
블리처리포트가 토론토에 제시한 전력 보강 방안은 샌디에이고 내야수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트레이드 영입이었다.
1994년생인 크로넨워스는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7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이후 헌터 렌프로의 반대급부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2020년 54경기 타율 2할8푼5리 49안타 4홈런 20타점 OPS .831로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다. 그리고 2021년부터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며 샌디에이고의 주축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크로넨워스는 이에 힘입어 지난 4월 샌디에이고와 7년 8000만 달러 연장 계약에 합의했지만 첫해 127경기 타율 2할2푼9리 10홈런 48타점 OPS .689의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유격수 스타플레이어 잰더 보가츠의 합류로 김하성에게 2루수를 내주고 1루수를 맡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주 포지션인 2루수에서 0.3이었던 dWAR이 –0.3으로 떨어졌다.
블리처리포트는 “토론토가 샌디에이고에 크로넨워스 트레이드 가능성을 문의한다면 적어도 시간을 낭비하진 않을 것이다”라며 “크로넨워스는 1루수가 아니며, 파드리스에서 2루수로 돌아가는 길은 뛰어난 김하성 때문에 막혀있다”라고 크로넨워스의 트레이드 이적을 추천했다.
김하성이 3년 전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당시 ‘왜 하필 샌디에이고였나’라는 의문이 든 게 사실이었다. 파드리스는 크로넨워스를 비롯해 슈퍼스타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매니 마차도 등 쟁쟁한 내야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하성이 크로넨워스를 외야로 밀어내거나 내야 슈퍼 유틸리티로 활약한다는 전망을 내놨지만 결과는 둘 다 아니었다.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그러나 김하성은 불과 3년 만에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샌디에이고 내야진의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 보가츠가 가세했음에도 2루수로 이동해 팀 내 없어서는 안 될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샌디에이고의 주전 리드오프를 맡아 152경기 타율 2할6푼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의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것이다.
결과적으로 3년 만에 김하성과 크로넨워스의 위상이 180도 뒤바뀌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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