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최지민은 누구일까?
KIA 타이거즈가 호주 프로야구 리그(ABL)의 캔버라 캐벌리(Canberra Cavalry)에 투수 곽도규, 김기훈, 김현수, 홍원빈, 내야수 박민 등 총 5명의 소속선수를 파견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오는 11월17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1월 21일까지 총 40경기를 소화하고 복귀한다
외국프로구단에 직접 선수단을 파견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KIA는 올해부터 ABL에 한국선수들로 구성된 질롱 코리아의 파견이 무산되자 대안을 모색했다. 발 빠르게 움직여 지난 9월 심재학 단장이 캔버라 캐벌리 구단주를 직접 만나 선수단을 파견하는 데에 합의했다.
심재학 단장은 “군 복무로 인해 실전 경험이 필요한 선수와 1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 실전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번 파견을 결정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기량 향상을 이끌어 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단은 지속적으로 ABL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등 선수 육성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5명의 선수들은 모두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제 2의 최지민를 기대하는 파견이다. 작년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에서 활약하며 일취월장했다. 140km대 초반도 나오지 못한 구속이 150km를 찍었다. 1군의 좌완 필승맨으로 활약했고 항저우 국가대표 금메달 주역이었다. 최지민은 "호주타자들을 상대로 실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이 비결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훈은 2019 1차 지명을 받으며 미래의 에이스로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제구난조를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상무 전역을 마치고 뜨거운 볼을 던지며 다시 기대를 모았다. 선발과 필승맨으로 경쟁을 벌였으나 제구에 발목을 잡혔다. 29경기 출전에 그쳤고 2승무패 ERA 4.60을 기록했다. 호주리그에서 최지민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곽도규는 2023 2차 5라운드 신인으로 148km짜리 강속구를 뿌리는 유망주이다. 사이드암과 스리쿼터의 중간으로 거침없이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다. 올해 1군에서 14경기 11⅔이닝을 던졌다. 승패없이 ERA 8.49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마무리로 뛰며 6승5세이브6홀드. ERA 2.89의 수준급 성적을 올렸다. 제구와 변화구를 익힌다면 불펜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김현수와 박민은 나란히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롯데 출신 김현수는 올해 상무 소속으로 9승2패, ERA 3.84를 기록했다. 남부리그 다승 1위였다. 내년 시즌 선발뎁스를 채워줄 재목이다. 2020 2차 1라운드 내야수 박민은 상무소속으로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타격과 수비 모두 재능을 갖췄다. 2019 2차 1라운더 홍원빈은 아직 1군 경력이 없다. 195cm의 하드웨어를 갖춰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이다.
호주리그에는 강속구 투수와 파워타자도 많다. 이들을 상대로 실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최고의 훈련효과는 실전에서 나온다. 교육리그에서 많은 실전을 펼치는 이유이다. 호랑이 5형제가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복귀한다면 그만큼 KIA 투타 뎁스는 두터워질 수 있기에 또 다른 최지민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