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코칭스태프 선임 기조가 바뀌었다. 팀 리빌딩 과정에서 젊은 코치들을 내부에서 등용하며 지도자 육성에 나섰지만 이제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코치들을 외부에서 데려오며 변화를 주고 있다. 그동안 개인 성장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이기는 야구에 모든 포커스를 맞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변화의 바람이다. 이대진 수석코치, 김정민 배터리코치, 박승민 투수코치 등 각 분야에서 인정받은 베테랑 코치들을 영입했다. 시즌 중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외국인 코치들이 물러난 뒤 박승민 코치가 메인 투수코치를, 김정민 배터리코치가 벤치코치를 맡아 최원호 감독을 보좌했다. 두산에서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강동우 코치도 잔류군 야수총괄코치로 영입했다.
내년 시즌을 위해 계속 코칭스태프 조각을 진행 중인데 베테랑 코치 추가 영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1일 김재걸 전 삼성 퓨처스 감독과 박재상 전 키움 주루코치를 영입을 먼저 발표했다. 김재걸 코치가 1군 작전·주루(3루), 박재상 코치가 1군 외야 수비·주루(1루) 파트를 담당한다.
김재걸 코치는 2011~2014년 삼성의 통합 우승 4연패 왕조 시절 때 3루 베이스코치로 활동하며 작전 파트를 맡았다. 박재상 코치도 2018년 SK(현 SSG)의 한국시리즈 우승 때 외야 수비 및 1루 주루코치였다. 둘 다 우승 경험 있는 코치로 한화에 부족한 팀 전술 강화와 디테일을 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최원호 감독은 시즌 최종전 때 “외부 영입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 있지만 지금 야수 구성으로는 노시환이나 채은성을 제외한 나머지 타자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작전과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그동안 개인 기량 향상에 초점을 맞춰왔는데 이제는 팀 전술을 향상시키는 쪽에 포커스를 두겠다”고 말했다.
FA 시장에서 주시 중인 타자를 영입하면 타선이 강화되겠지만 전체 구성으로 봤을 때 여전히 방망이만으로 많은 득점을 내기 어렵다. 누상에서 보다 활발한 작전과 움직임이 필요하다. 곧 시작될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도 번트 실패, 작전 미스 같은 부분을 줄이기 위한 팀 전술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원호 감독을 보좌할 새로운 수석코치도 정경배 SSG 타격코치로 낙점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20~2021년 한화에서 1군 감독대행과 수석·타격코치, 퓨처스 감독과 타격코치로 2년간 함께 호흡했다. 투수 출신 최 감독 옆에서 타격 파트 및 야수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경배 코치도 2018년 SK 타격코치로, 지난해 SSG 타격코치로 두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이다. 2년 전까지 한화에 2년을 몸담았고, 퓨처스에서 함께한 젊은 선수들도 잘 안다.
수비 파트에서도 LG의 내야 수비력을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김우석 두산 퓨처스 수비코치가 합류한다. 여기에 한화는 타격 파트에서도 경험 있는 코치들을 찾고 있다. 수년째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포스트시즌이 끝나는 시점에 조각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이 같은 코칭스태프 선임 기조는 결국 성적을 내기 위함이다. 올해 9위로 탈꼴찌에 성공한 한화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을야구 경쟁팀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여러 변수를 갖고 싸웠다면 이제는 상수를 늘려 확률을 높일 때.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구성상 베테랑 코치들의 세밀한 지도가 필요하다. 경험 많은 코칭스태프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이기는 야구를 위한 세팅도 완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