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의 코칭스태프 대개편, 그리고 대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미래 투수진 개혁을 위해 외부 인사이지만 삼성과 친숙한 강영식 코치가 합류한다.
올해 정규시즌 8위로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삼성은 정규시즌 종료와 동시에 프런트부터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2016년 말부터 단장 직을 맡았던 홍준학 단장이 물러나고 선수 출신이자 데이터 야구에 해박한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새로운 단장으로 선임했다.
이 단장 선임 이후 삼성을 발 빠르게 개혁하고 있다. ‘LG맨’ 이미지가 강한 이 단장은 삼성의 푸른 색깔과 관계 없이 개혁에 필요한 외부 인사들을 수혈하기 시작했다. 우선 최근 젊은 선수단 육성에 실패하고 있다는 상황을 절감하고 퓨처스팀 감독으로 정대현 동의대 코치를 내정했다.
군산상고와 경희대를 거쳐 2001년 프로에 데뷔한 정대현 퓨처스 감독은 SK와 롯데에서 뛰면서 통산 46승 29패 106세이브 121홀드(평균 자책점 2.21)를 거두는 등 KBO리그 최고의 잠수함 투수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벌떼 야구를 펼친 SK 불펜의 핵심으로 ‘여왕벌’로 불리기도 했다.
국제 무대에서도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태극마크를 달고도 헌신했다.
현역 은퇴 이후에는 2018년부터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고 2018년 12월부터 동의대 투수 코치로 활동해왔다. 도쿄 올림픽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투수 코치로 활동하는 등 지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대현 감독은 퓨처스팀 개혁을 위해 코칭스태프 인선과 관련된 권한을 받았다. 이에 롯데 코치를 맡고 있던 강영식 코치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삼성에 합류하게 됐다.
강영식 코치 입장에서는 고향팀으로 돌아오게 된 셈이다. 칠성초-경복중-대구상원고를 졸업한 대구 토박이 강영식 코치는 2000년 해태 타이거즈에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이후 김응용 감독의 총애를 받으면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다. 2007년에는 롯데로 트레이드 되면서 2017년 은퇴까지 롯데의 대표적인 좌완 필승조 역할을 했다.
2018년부터 경찰 야구단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9년 부터는 롯데 잔류군 및 퓨처스팀 코치를 맡으면서 젊은 투수들과 호흡하며 이들을 길러냈다. 특히 젊은 투수들과 눈높이에 맞는 대화를 펼치면서 공감했고 꾸준히 공부하는 지도자로 평가가 좋았다. 지난해는 1군 불펜 코치 보직을 맡으면서 한 시즌을 보냈다.
롯데는 지난 22일, 2군 감독으로 시작해 수석코치, 마지막으로 감독대행까지 맡았던 이종운 코치를 비롯해 박흥식, 전준호, 최경철, 장태수, 정호진, 김동한, 라이언 롱 등 올해 1,2군 코칭스태프 8명과 재계약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강영식 코치의 이름은 없었는데 이미 삼성 측의 제안을 받고 롯데 구단 및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눈 상태였다.
삼성에서 보직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정대현 퓨처스팀 감독과 함께하면서 삼성 젊은 투수들의 육성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jhrae@osen.co.kr